교회-동사무소 손잡으니 골목길이 달라졌어요

18개 교회 참여 ‘대흥동 교동협의회’ 중심, 신촌로·백범로 일대 담벼락에 명화 걸어

교회-동사무소 손잡으니 골목길이 달라졌어요 기사의 사진
시민들이 13일 저녁 서울 마포구 백범로에 설치된 LED 명화에 대한 설명을 스마트폰 NFC 기능을 이용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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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대흥동. 고지대 경사가 심하고 노후주택이 밀집해 혼자 걷기에 무서운 이곳이 얼마 전부터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활용한 명화들이 걸리면서 동네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노상방뇨와 쓰레기 무단투기가 빈번하고 치안까지 불안한 대흥동 골목이 안전하고 걷고 싶은 거리로 변신한 것이다. 이런 이미지 변신을 위한 ‘대흥동 교동협의회’(회장 김연태 목사) 18개 교회와 동주민센터, 주민들의 아름다운 동역이 관심을 끌고 있다.

13일 저녁 서울 마포구 신촌로 신촌우리갤러리(우리교회)에서는 지역교회 목회자와 교인, 주민이 한 자리에 모여 ‘대흥동 우리 마을 불밝히기’ 예배 및 기념식을 열고 있었다.

이 지역 50대 주민이 “동네가 좀 더 안전하고 범죄 없는 마을로 바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물으니, 한두호 대흥동장은 “어둡고 침침한 골목에 빛을 밝히니 신기하게도 각종 범죄가 감쪽 같이 사라졌다. 교회가 앞장서서 이런 선한 일에 나서주니 고마울 뿐”이라고 답했다.

이 사업은 갤러리를 운영하는 우리교회 김연태 목사와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장 장헌일 목사가 아이디어를 냈다. 그림, 사진 등을 갤러리(교회) 밖에 전시하자는데 의기투합했다. 대흥동 교동협의회 소속 교회와 작가인 ㈜빛과예술로 김광용 대표, 미래공공실천포럼 등도 힘을 모았다.

설치비용은 교인들이 십시일반 헌금으로 마련했다. 현재 대흥동 신촌로와 백범로 일대에 피카소와 고호, 드가 등이 그린 유명 명화들이 걸려 있다.

안전한 동네를 만드는 것이 1차 목표다. 여기에 교회와 주민이 함께 고민하고 협력함으로써 지역 문화복지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민들의 동의가 필요했다. 안전한 골목 만들기에 의문을 품고 담벼락에 그림을 거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주민이 있었다. 하지만 주최 측의 끈질긴 설득으로 이젠 이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없다.

오는 21일 대흥동주민센터 광장에서 열리는 ‘대흥이네 마을축제’에서 대흥동 마을의 옛 모습을 빛으로 조명하는 ‘빛 갤러리’ 행사를 연다.

이날 사업취지를 설명한 김 대표는 “LED 전구를 사용해 작품당 한 달에 300원 정도의 전기료가 든다. NFC 기술(전자태그)를 사용해 스마트폰을 NFC 태그에 갖다 대면 작품설명도 함께 볼 수 있다. 지역문화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영사를 전한 장 목사는 “이 사업은 마을 환경개선 사업이자 문화복지 사업”이라며 “대흥동을 넘어 마포구, 전국으로 이 사업이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촌새롬교회 마지원 목사는 설교에서 “빛은 어두움을 물리칠 수 있다”며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말씀에 따라 교회이름은 밝히지 않는다. 지역교회가 동자치센터와 협력해 지역주민을 섬기는 새로운 구호활동의 시작”이라고 소개했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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