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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서정민] 트럼프 방한, 외교의 꽃은 설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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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결정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일본, 한국, 그리고 중국을 순차적으로 들르고 곧바로 베트남과 필리핀으로 이동한다.

그는 미국 우선주의로 다양한 국가와 긴장을 야기하고 있는 초강대국 지도자다. 트위터를 통해 즉흥적이고 충격적인 발언을 내놓는 정치인이다. 가치와 이념보다는 이해와 이익을 우선하는 전형적인 사업가다. 우회적이고 외교적인 접근보다는 직설적이고 감정적인 연설가다. 정부와 국민 모두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냉철하게 대응해야 할 세 가지 중대 사안이 있다.

첫째, 안보와 북핵 문제다. 베트남과 필리핀 방문의 주목적은 다자회의 참석이다. 따라서 한국·중국·일본 3국 방문이 순방의 핵심이다. 결국 북핵 문제가 가장 큰 사안이다. 1월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 지속적인 갈등을 이어왔다. 이어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미국은 대북 압박과 제재의 수위를 높여왔다. 양측은 모욕적인 막말을 써가며 감정적인 충돌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옵션을 강조해왔다. 대화의 여지를 닫지 않고 있음이 다행스러울 정도다.

정부와 국민은 당혹해할 수밖에 없었다. 북핵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강경하고 때론 모순적인 미국의 메시지가 수없이 반복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제 미국의 입장이 정리되도록 우리가 유도할 때가 되었다. 최대한 긴 시간을 정상회담에 할애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분노하는 대상이 코앞에 있는 이 한반도에서 우리의 상황과 현실을 피부로 느끼도록 이해시켜야 한다. 우리를 배제한 일방적인 군사행동과 전쟁이 절대로 불가하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그리고 극단적인 상황 발생 시 우리의 생존을 위해 핵우산 제공도 재확인 받아야 한다.

둘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다. 이달 초 한·미 양국은 FTA 개정 절차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후보 시절부터 파기 혹은 재협상을 강조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밀어붙이기 접근에 우리가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향후 개정 과정도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강력한 보호무역 기조를 우리가 다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방한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은 ‘FTA 폐기론’을 내세우며 미국에 더 유리한 개정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어떻게 방어하고 국익을 최대화할 것인지 밤을 새며 대비해야 할 과제다. 그간 FTA가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었다는 우리의 논리를 뒷받침할 명확한 근거를 다양하게 제시하면서 설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갈등 해결 문제다. 엄밀히 말하면 사드 배치는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MD) 체계의 일환이다. 그러나 중국과의 마찰로 인해 우리 기업이 수십조 원에 달하는 피해를 보고 있다. 우리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중국의 우려와 직간접적 제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할 수도 있다. 결국 사드 배치의 실질적 당사자인 미국의 외교적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들러 중국으로 향한다. 어렵겠지만 우리의 입장을 명확하게 전하고 미·중 간 진솔한 협의를 진행하도록 설득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3주도 남지 않았다. 해결이 어려운 안보 및 경제 사안이 산적해 있다. 엄중한 국제 및 한반도 현실에서 우리는 생존과 국익을 위한 외교 전쟁을 앞두고 있다. 1박2일 혹은 2박3일 방한 기간을 놓고 논란을 벌일 시간이 없다.

이미 1박2일 일정이라는 주사위는 던져졌다. 우리에겐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 남아있다. 문재인정부는 각계각층의 자문과 의견을 수렴해 치밀하게 정상회담을 대비해야 한다. 정치권 전체가 초당적으로 정상회담 준비를 돕고 지원해야 한다. 설득을 위해서는 정교하면서도 합치된 논리와 근거가 필요하다. 외교의 꽃은 설득이다.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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