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준동] 한국 축구의 적폐 기사의 사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제도는 1993년 8월 도입됐다. FIFA는 세계 각국의 축구실력을 비교하기 위해 매달 중순 홈페이지를 통해 각국의 순위를 공개한다. 국제 대회나 국가대표팀 간 경기를 치르고 난 뒤 포인트를 단순 합산하는 방식이었다. 이 시스템은 2006년 독일월드컵 직후 바뀌었다. 지난 8년간의 경기 결과를 반영하던 것에서 지난 4년간의 결과로 기간을 줄였다. 또 최근 성적일수록 가중치를 부여하고 경기 중요도, 상대팀 랭킹 등을 감안했다. 올해 FIFA 랭킹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특히 10월 랭킹은 더욱 그렇다. FIFA가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 조 추첨 방식을 기존 ‘대륙별 그룹 분배’에서 ‘FIFA 랭킹 분배’로 바꿨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10월의 FIFA 랭킹을 기준으로 삼겠다고 했다.

한국은 16일 발표된 10월 랭킹에서 지난달보다 11계단 추락한 62위에 머물렀다. 이란(34위) 호주(43위) 일본(44위)은 물론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된 중국(57위)보다도 낮다. FIFA 랭킹이 산정된 이후 중국에 밀린 건 처음이다. 그리고 2014년 11월의 69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순위다. 수모도 이런 수모가 없다.

순위 추락은 당연하다. 간신히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일궈냈지만 최근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우리보다 랭킹이 낮은 러시아와 모로코에 참패한 탓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조 추첨에서 최하위 시드를 배정받을 것이 확실하다. 유럽과 남미의 강호 2∼3개 팀과 같은 조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또 본선을 앞두고 제대로 된 상대와 평가전을 잡는 것도 어렵다. 소중한 평가전을 약한 팀과 가지려는 나라는 없기 때문이다. 대표팀의 졸전을 단순한 경기력 문제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한국 축구를 이 지경까지 내몬 대한축구협회의 총체적 무능을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여전히 자리보전에만 혈안이 돼 있는 협회 수뇌부의 인적쇄신이 절실하다. 감독 문제는 그 다음이다.

글=김준동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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