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라동철] 옥상의 재발견 기사의 사진
옥상을 개방하는 도심 건물들이 늘고 있다. 옥상은 대부분 옥탑방이나 물탱크, 환기시설 등이 있는 닫힌 공간이다. 도심 빌딩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옥상 출입을 차단하거나 입주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개방했다. 그러던 옥상이 이제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유(共有)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텃밭이나 조경을 갖춘 옥상정원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옥상 카페가 성업 중인 곳도 많다. 옥상의 재발견이고, 진화다.

최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에 문을 연 서울옥상도 그런 곳이다. 1967년 지어진 국내 첫 주상복합건물인 세운상가의 옥상은 오랫동안 자물쇠가 굳게 잠긴 폐쇄 공간이었다. 그러던 옥상이 세운상가 재생사업인 ‘다시·세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50년 만에 리모델링돼 서울옥상이란 이름을 달고 지난달 정식 개장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에 내리면 만나게 되는 서울옥상은 옥상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전망대에 서면 도심이 한 눈에 들어온다. 종로 퇴계로 동대문 일대의 고층빌딩들, 남산과 서울타워, 종묘와 그 너머로 북한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시선을 아래로 깔면 전자제품·공구·부품·금속 연마 장비 등을 파는 가게들의 허름한 지붕들이 보인다. 아름다운 자연,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도심의 속살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규모는 제각각이지만 공유 옥상이 지방자치단체들의 지원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서울만 해도 2001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3동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약 700개가 공공 및 민간건물에 조성돼 있다. 조성비의 50∼70%를 서울시가 지원하고 있어 옥상정원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옥상은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갈 수 있는 도심 휴식공간이다. 최근엔 전시와 공연,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도를 높여가고 있다. 옥상은 지상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확 트인 시야를 제공한다. 가까운 곳에 있는 공유 옥상을 찾아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글=라동철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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