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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칸타타] 주신 재능의 십일조, 복음 위한 공연으로 드려요

뮤지컬계 명품 조연 김나윤 희원극단 대표

[우먼 칸타타] 주신 재능의 십일조, 복음 위한 공연으로 드려요 기사의 사진
다음 달 뮤지컬 ‘올슉업’으로 관객과 만나는 김나윤 희원극단 대표가 19일 서울 대학로에서 뮤지컬 한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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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희원이 아니고 나윤으로 불러주세요. 이름으로 오해받는 게 싫어서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희원’이 본명인 그녀는 2007년 ‘He want(그가 원한다)’라는 의미를 담아 희원극단을 창단했다. 여기서 ‘He(그)’는 하나님 아버지를 뜻한다.

“돈을 벌기 위한 작품, 재미를 위한 작품이 아닌 그분이 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 희원극단을 설립했습니다. 작품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그분의 메시지, 즉 복음을 전하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제 이름만 드러났나 봅니다. 김희원 대표가 극단을 운영하면서 부와 명예를 좇는다느니, 여자 대표가 욕심이 많다느니 공격이 들어오더라고요. 그런 공격을 막을 수 없으니 제가 이름을 버리는 수밖에요.” 하나님만 따르려는 그의 깊은 신앙심을 느낄 수 있었다.

김 대표의 어린 시절 꿈은 피아니스트였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레슨을 받을 수 없자, 교회에 가면 피아노를 마음껏 칠 수 있다고 해 열 살 때부터 열심히 교회에 출석했다. 피아노 반주를 하고 성가대에서 찬양을 부르며 자연스레 음악과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성경을 보면 천사 루시퍼가 찬양을 부르다 교만에 빠져 타락합니다. 문화를 하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그럴 수 있겠더라고요. 게다가 사탄은 미디어나 문화를 통해 기독교를 공격해오고요. 싸우고 죽이는 영화가 아닌 선한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나 음악, 공연들이 많이 나와야 합니다. 그런 문화를 만들기 위해 저부터 노력했습니다.”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한 그는 성악뿐 아니라 작곡, 편곡도 배웠다. 그렇게 춤과 노래의 기본기를 다졌고 1994년 ‘쇼코메디’로 데뷔한 이래 톡톡 튀는 명품 뮤지컬 배우로 자리를 굳혔다. 그러던 어느 날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찍는 큰 사건과 마주한다.

“무명으로 어렵게 지내던 후배가 우울증과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때 충격으로 한동안 무대에 서지 못했죠. 정신 못 차리고 있는 제게 윤복희 권사님이 ‘네가 잘 돼야 꿈도 이룰 수 있지’라며 따끔하게 말씀하셨어요. 정신이 확 들더라고요.”

김 대표는 ‘나보다 주변을 돌아보자’고 다짐했고 희원극단을 세웠다. 그리고 자신이 일해 번 돈으로 작품을 제작해 무명의 동료 배우들이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다. 그렇게 올린 작품들이 북한의 지하교회 실상을 다룬 ‘언틸더데이’, 동생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놓는 형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비지트’, 딸을 위해 아낌없이 사랑을 쏟는 이야기 ‘아빠의 4중주’다. 이들 작품엔 선한 메시지, 복음이 들어있다.

“사실 작품 하나 올리는 데 돈이 많이 들어요. 한 번은 ‘언틸더데이’에 투자하겠다는 기관이 있어서 미팅을 나갔는데, 기독교 색채가 너무 강하다며 북한 지하교인 이야기를 수정하라는 겁니다. 단호히 거절했죠. 전 분명한 목적을 갖고 작품을 만들었거든요.”

지난달 열린 ‘아빠의 4중주’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정성화 차지연 민영기 이미쉘 등 유명 뮤지컬 배우들도 그의 결단에 박수를 보냈다. 배우들은 “뮤지컬을 제작한다는 건 참으로 어렵고 힘든 일이다. 적자도 불가피하다. 그런데도 김 대표는 실력 있는 배우들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 뮤지컬을 제작한다. 마음이 참 따뜻한 여인”이라고 응원했다.

김 대표는 현재 뮤지컬 ‘레베카’에서 반호퍼 역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다음 달 24일부턴 서울 홍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손호영 휘성 허영생 등 아이돌 출신 배우들과 함께 뮤지컬 ‘올슉업’을 공연한다.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데뷔 전 이야기를 담은 팝 뮤지컬이다. 김 대표는 고음의 매력을 마음껏 뽐내는 실비아 역을 맡았다.

서울 예인교회 성도인 김 대표의 비전은 원대하다. “십일조를 드리는 마음으로 계속 하나님의 작품 올릴 겁니다. 언젠가는 저와 뜻을 같이하는 크리스천 제작자도 나타나겠죠. 그리고 대학로에 5층 건물 사서 소극장을 만들어 1년 365일 공연하고 문화사역자도 양성할 겁니다. 영화도 제작할 겁니다. 선한 메시지를 계속 전할 겁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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