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참여단, 원전 내용 알면 알수록 ‘재개’로 쏠렸다 기사의 사진
신고리 원전 5, 6호기를 관할하는 울산 울주군의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 직원들이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원전 건설 재개 권고안이 발표된 직후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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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조사 때 판단 유보 35.8% 중
19.7%가 최종조사서는 ‘재개’로
공론 조사의 핵심인
숙의 과정이 결정적 영향 미쳐



신고리 5, 6호기 건설 재개 여부를 묻는 조사는 모두 네 차례 실시됐다. 설문조사가 거듭될수록 전 연령대에서 ‘건설 재개’ 쪽으로 의견 쏠림이 뚜렷했다. 공론조사의 핵심인 숙의 과정에서 471명의 시민참여단이 건설 재개 측 논리에 더 호응했다는 의미다. 특히 20대는 1차 조사 때 절반 이상(53.3%)이 판단을 유보했지만 최종 조사에선 건설 재개 응답이 56.8%까지 높아졌다.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20일 발표한 ‘시민참여형 조사보고서’를 보면 건설 재개 의견은 지난 8∼9월 실시된 1차 조사부터 36.6%로, 중단 의견(27.6%)을 앞섰다. 단 연령별로는 차이가 났다. 20∼40대에선 건설 중단이 우세했지만 50, 60대에선 건설 재개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 중에서도 20대와 30대는 당초 건설 재개 응답이 각각 17.9%, 19.5%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 15일 최종 조사에선 이 비율이 56.8%, 52.3%로 치솟았다. 건설 중단 의견도 함께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판단 유보층이 대거 건설 재개로 마음을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1차 조사 때 판단을 유보한 35.8% 가운데 19.7%는 최종 조사에서 건설 재개를 택했다. 건설 중단으로 마음을 굳힌 비율은 16.1%로 나타났다.

여기엔 숙의 과정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민참여단은 9월 13일 확정돼 지난 13∼15일 합숙토론에 임하기까지 건설 재개·중단 양측이 제시한 자료집과 동영상 강의 등을 보며 원전 지식을 쌓았다.

합숙토론 시작과 함께 실시된 3차 조사에선 건설 재개(44.7%) 의견이 1차 조사 때보다 8.1% 포인트 높아졌다. 건설 중단과의 차이가 14.0% 포인트까지 벌어진 것이다. 합숙토론은 여기에 쐐기를 박았다. 판단 유보 항목을 뺀 건설 재개·중단 양자택일 최종 문항에서 59.5% 대 40.5%로 결론났다. 시민참여단이 건설 재개를 택한 주된 이유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었다.

최종 조사 결과를 보면 ‘40대’와 ‘광주·전라·제주’ 지역에서만 건설 중단 의견이 재개 의견을 앞섰다. 탈원전을 공약한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과 겹친다. 원전이 위치한 부산·울산·경남에선 건설 재개가 64.7%로 압도적이었다.

시민참여단은 이미 1조6000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된 신고리 5, 6호기는 살려두면서 장기적으로는 원전을 축소해야 한다는 절충형 결론을 냈다. 1차 조사 때 원전 축소 의견은 39.2%였는데 최종 조사에서 53.2%로 늘었다. 원전 확대 응답은 12.9%에서 9.7%로 줄었다. 세대 간 격차도 뚜렷했다. 60대 이상은 29.2%만 원전 축소를 선호한 반면 30대는 69.9%가 탈원전 의견을 냈다.

공론화위의 건설 재개 정책권고안과 달리 일반 여론은 여전히 팽팽히 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전국 성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신고리 5, 6호기 건설 여부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한 결과 ‘계속해야 한다’는 43%, ‘중단해야 한다’는 38%로 집계됐다. 갤럽은 6월 27일 신고리 5, 6호기 건설 일시 중단 결정이 내려진 뒤 최근까지 다섯 번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결과는 매번 오차범위 내 박빙이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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