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통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1인 체제의 권력구도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시 주석 1인의 절대권력 구축과 미국을 넘어서 최강국으로 우뚝 서는 중국몽(夢) 실현으로 요약된다. 절대권력을 위해 ‘시진핑 사상’을 당장(黨章·당헌)에 명기하고,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은 무섭게 맞아떨어지는 분위기다. 시 주석은 덩샤오핑의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노선을 계승하면서도 도광양회(韜光養晦·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힘을 키운다) 유훈은 사실상 접어두는 등 새 시대의 중국 재설계를 선언하고 나섰다.

중화권 언론은 시 주석이 1인 권력 강화를 위해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유력한 차기 후계자로 거론된 후춘화 광둥성 서기와 천민얼 충칭시 서기 대신 왕후닝 중앙정책연구실 주임과 자오러지 중앙조직부장이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 포함 7명)에 오를 것이라고 22일 보도했다.

또 리잔수 당 중앙판공청 주임과 한정 상하이시 서기, 왕양 부총리가 새로 상무위원에 선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춘화와 천민얼이 탈락하면 차기를 이을 후계자는 없다는 얘기가 된다. 이 경우 시 주석이 당 주석직에 오르는 등의 방법으로 2022년 10년 임기 후에도 장기집권을 노릴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시 주석 권위 강화를 위한 ‘시진핑 사상’의 당장 명기는 거의 확정적인 분위기다. 시 주석이 지난 18일 당대회 업무보고에서 언급한 ‘새 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은 리커창 총리 등 나머지 정치국 상무위원 6명 전원이 ‘시진핑 사상’이라고 재차 거론했다. 따라서 당장에 시진핑 사상이 포함돼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반열에 오를 전망이다.

개혁개방 정책으로 현재의 부강한 중국의 초석을 닦은 덩샤오핑은 ‘도광양회’를 유훈으로 남기며 50년 동안은 미국과 대적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시 주석은 외교와 군사 측면에서 미국과 맞설 수 있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시 주석은 업무보고에서 “중국은 상호존중과 협력·상생에 기초한 신형 국제 관계의 구축을 추진할 것”이라며 “인류운명 공동체를 구축하고 포용적인 세계를 건설할 것을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신형 국제 관계와 인류운명 공동체 구축을 거론한 것은 자국 우선주의로 치닫는 미국에 맞서는 새로운 국제질서 구축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자유무역협정과 기후변화협약 등을 무력화하고, 반이민 정책 등으로 세계의 리더 역할을 포기하자 중국이 새 리더를 자처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세계 일류군대 육성 목표를 제시한 것도 군사대국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2035년까지 국방과 군대 현대화를 실현해 21세기 중엽까지 세계 일류군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시 주석의 구상은 대내적으로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고 대외적으로는 미국을 뛰어넘는 최강국 중국 건설이란 두 가지로 압축된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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