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영석] 13.3% 기사의 사진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지난 20일 권고한 사항은 3가지다. 건설 재개와 원전 비중 축소라는 2가지 권고안은 대서특필됐다. 이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던 3번째 권고안 내용은 건설 재개 후 필요한 조치사항이다.

시민참여단 471명 중 33.1%가 원전 안전 기준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가 27.6%, 사용후핵연료 해결 방안 마련이 25.3%였다. 김지형 공론화위원장의 발표는 여기까지였다. 보도자료에 있던 4번째 항목은 발표에서 빠졌다. ‘탈원전 정책 유지’다. 13.3%로 가장 낮았다. 건설 재개에 찬성한 시민참여단 중 7.3%, 건설 중단 측의 22.2%만이 공감을 표시했다. 시민참여단 86.7%가 탈원전 정책 추진의 시급성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탈원전으로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했다. 탈원전 정책 유지 13.3% 대신 원전 축소 의견 53.2%를 근거로 삼은 듯하다. 원전 축소와 탈원전의 개념이 엄연히 다름에도 말이다. 원전 정책 선호도도 따져보자. 유지·확대를 포함해 축소에 찬성하지 않은 의견이 46.8%다. 6.4% 포인트 차이다. 공론화위가 제시한 표본오차 ±3.6% 포인트 범위 안이다. 국민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말하기엔 근거가 미약해 보인다.

2022년 수명을 다하는 월성 1호기가 유탄을 맞았다. 계속운전 여부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대통령 말 한 마디에 불명예 퇴진 위기에 처했다. 또 다른 분란을 예고한 대목이다. 모든 경우에 대비해 다양한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대체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원전부터 줄이는 것은 섣부르다. 5년짜리 정부가 에너지 백년대계를 단칼에 결정하는 것 또한 위험천만이다. 국민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 대통령 스스로 숙의민주주의의 모범이라고 평가했던 공론화위가 제시한 13.3%의 의미를 되새겨보기 바란다.

김영석 논설위원,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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