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청년] “주님 주신 달란트, 재능기부로 더 키웠죠”

아프리카 식수사업 후원 자선공연에 출연 ‘한지예·지수 자매’

[예수청년] “주님 주신 달란트, 재능기부로 더 키웠죠” 기사의 사진
서울 서초구 온누리교회 양재성전에서 지난 15일 열린 소울챔버오케스트라 공연 리허설에서 자매인 한지예(오른쪽), 한지수씨가 각각 바이올린과 플루트를 연주하고 있다. 이 오케스트라의 공연 수익금은 아프리카 식수 지원사업 등에 사용된다. 월드비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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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교회 성가대 지휘자, 어머니는 반주자였다. 덕분에 자매는 어려서부터 음악을 접했다. 집에서 가족끼리 찬송을 부르는 것은 일상이었다.

부모의 권유로 한지예(33)씨는 다섯 살 때 바이올린을 처음 잡았다. 실력은 금방 늘었다. 언니를 따라 지수(31)씨도 음악을 배웠다. 피아노 등 다양한 악기를 거쳐 플루트에 재능이 있음을 발견했다.

자매는 초등학생 때부터 교회 기악팀에 합류했다. 덕분에 매주 성가대의 찬양은 더 풍성해졌다. 때때로 자만심이 찾아왔다. ‘예배에 참석하는 다른 이들보다 하나님이 나를 더 예뻐하실 것’이라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고향인 울산을 떠나 지예씨는 서울, 지수씨는 경기도 수원에 있는 음대에 진학했다. 지역교회에서 기악팀 봉사도 이어갔다. 평탄한 듯 보였던 이들에게 각각 신앙생활에 위기가 찾아온 것은 하나님의 선물이라 여겼던 음악적 재능 때문이었다.

지수씨는 어느 순간부터 예배에 집중하지 못하면서 그저 찬양곡을 연주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주중의 삶 때문에 지치는데, 왜 주일에도 일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점점 예수님과 멀어졌습니다.”

지예씨는 “연주 봉사를 하지 않으면 하나님이 나를 싫어할 것만 같았다. 그런 생각이 자꾸 드니까 오히려 반감이 생기고, 신앙도 흔들렸다”고 설명했다.

고민은 자신의 신앙을 갖게 되면서 해결됐다. “모태신앙으로 교회의 모든 것이 익숙했지만 정작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나진 못했었죠. 방황 끝에 문득 ‘하나님은 대체 어떤 분일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예씨는 연주 봉사를 내려놓고, 성경읽기와 기도에 집중했다. “하나님은 연주를 하는 저도, 평상시 제 모습도 모두 사랑해 주신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러고 나니 악기를 잡는 것이 정말 행복해졌습니다. 온전히 하나님을 위해 연주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지예씨는 동생의 신앙 회복을 도왔다. 마침 대학원 진학 때문에 서울로 올라온 지수씨와 함께 예배드리고, 성경공부와 기도에 힘썼다.

그렇게 믿음을 찾은 자매는 연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까지 동참하게 됐다. 연주자 모두가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하는 ‘소울챔버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함께 선 것. 2009년 첫 공연을 시작으로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에서 열린 콘서트까지 총 일곱 번의 공연을 했다. 그간의 수익금은 3억원을 훌쩍 넘었고, 이 돈은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을 통해 스와질란드, 우간다, 에티오피아, 니제르, 탄자니아 5개국 15곳에 식수펌프와 식수대를 설치하는 데 사용됐다.

오케스트라 단장은 첼리스트 김인경씨로 김씨는 10년 전 월드비전과 ‘재능기부 공연’을 기획, 공연에 함께할 연주자를 알음알음 모았다. 여기에 지예씨의 스승인 바이올리니스트 박영경씨가 악장으로 동참했고, 박씨의 권유로 지예씨도 합류하게 됐다.

“고등학생 때 집안형편상 레슨을 충분히 받을 수 없었는데 박 선생님이 사례비도 받지 않고 레슨을 몇 번씩 해주셨거든요. 선생님께 진 빚을 갚을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에 기쁘게 참여했죠. 또 모인 분들 대다수가 크리스천이고, 무엇보다 하나님이 주신 재능을 기부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울챔버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전국 각지에서 연주활동을 하다가 매년 공연 일정이 확정되면 모인다. 지예씨는 현재 한 앙상블의 편곡자 겸 음악감독, 바이올린 주자로, 지수씨는 프리랜서 플루트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지예씨는 올해까지 6년째 오케스트라 멤버로 참여했다. 언니의 영향을 받아 이번에 처음 참여하게 된 지수씨는 “그 어떤 공연보다 의미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지속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했다.

자매와는 26일 서울 여의도 월드비전 본부에서 만났다. 신앙관과 재능기부 연주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힌 뒤 두 사람은 비슷한 다짐을 내놨다. “앞으로 무대가 크든 작든 상관없이 모두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자리라 여기고 감사하며 영광돌리겠습니다.”(한지수) “하나님이 허락하신 은사이니 기꺼이 하나님 이름을 드러내는 일에 사용하겠습니다.”(한지예)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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