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준동] 성화 봉송 기사의 사진
성화(聖火)는 올림픽 정신의 상징이다. 1948년까지만 해도 ‘올림픽의 불(Olympic Fire)’이라 불렸지만 2년 뒤 ‘성스러운 올림픽의 불(Sacred Olympic Fire)’, 즉 성화로 올림픽 헌장에 공식적으로 올려졌다. 성화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28년 암스테르담올림픽이었지만 지금처럼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태양광선을 이용해 채화를 한 뒤 올림픽이 열리는 도시까지 성화 봉송을 한 첫 대회는 1936년 베를린올림픽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열렸던 ‘람파데드로미아’라는 횃불 릴레이 경주를 모티브로 했다. 당시 성화는 3075명의 주자가 1㎞씩 3075㎞를 나눠 달려 성화대에 점화됐다. 이후 봉송 이벤트는 올림픽 준비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우리는 성화 봉송을 이미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이 있다. 1988년 8월 그리스에서 채화된 성화는 22일간 1461명의 주자에 의해 4163㎞를 달렸고 9월 17일 최종 주자 임춘애 선수에 의해 성화대에 점화됐다. 서울올림픽의 화려한 개막을 알리는 신호였다. 당시 성화는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으로 옮겨져 지금도 타오르고 있다.

그로부터 29년이 흐른 2017년 성화가 다시 대한민국을 찾는다. 내년 2월 강원도 평창, 강릉 등에서 치러질 평창올림픽의 성화가 지난 24일 그리스에서 채화돼 봉송 길에 오른 것이다. 성화는 7일간 그리스 현지를 돌고 대회 개막 100일을 앞둔 11월 1일 인천공항에 도착해 국내 봉송에 나선다. 7500명의 주자가 101일 동안 전국 2018㎞를 누빈 뒤 내년 2월 9일 개회식장 성화대에 점화돼 대회 기간 17일 동안 환하게 타오른다. 100이라는 완성된 숫자에 새로운 지평이라는 의미의 1을 더해 101일간이 됐고 2018년 대회의 성공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총 구간이 2018㎞로 정해졌다. 주자 7500명은 남북한 인구수(7500만명)를 상징하며 한반도 평화의 의미를 담았다.

성화는 전국을 지그재그로 훑고 나서 개막일에 평창에 도착한다. 올림픽 팡파르를 사실상 알리는 성화 봉송을 계기로 평창올림픽의 침체된 분위기도 함께 올라가기를 바란다. 세계 평화와 화합의 장으로 빛날 수 있도록 온 국민의 관심과 성원이 필요한 시점인 듯하다.

글=김준동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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