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기독교 세계] 교인 자살 시도 가능성 교회 공동체 거의 몰랐다

美 교인 3명 중 1명이 자살로 가족·지인 잃었는데…

[시선, 기독교 세계] 교인 자살 시도 가능성 교회 공동체 거의 몰랐다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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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신도의 자살 시도 가능성을 사전에 알고 있던 담임 목회자는 100명 중 4명에 불과했다. 같은 교회를 다니는 동료 교인들로 범주를 바꿔도 결과는 동일했다.”

밥 스미에타나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 에디터는 미국 라이프웨이 리서치의 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교회가 교인들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선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라이프웨이 리서치가 지난 8월 목회자 1000명과 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해 얻은 결과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살 시도로 생명을 잃은 자살희생자 3명 중 1명(35%)은 사망 전 몇 달 동안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교회에 출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살로 가족이나 지인을 잃은 교인에게 ‘누가 자살 위험을 사전에 인지했느냐’고 물은 결과 담임 목회자(4%)나 교인(4%)은 상당수가 알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내가 아는 한 없다’는 응답이 42%로 가장 많았고, 가족(28%), 친구(19%), 교회 밖 지인들(8%) 순이었다. 즉 교회 외부 관계자들이 교회 내부인보다 자살 위험을 더 많이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라이프웨이 리서치의 스콧 매코넬 이사는 “교회가 자살 위험군을 돕고자 하는 의지는 있지만,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모두 알고 있진 않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자살이 여러 면에서 교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확인됐다. 교인 3분의 1(32%)은 자살로 지인이나 가족을 잃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교인 4분의 3(76%)은 자살 문제를 그들의 공동체에서 거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가 자살 시도나 자살에 대한 생각을 얘기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어야 한다는 응답도 84%나 됐다.

목사들은 이들을 돕고 싶어 하지만, 현실에서는 부족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자의 80%가 ‘교회가 자살 위기를 겪고 있는 누군가를 도울 역량을 갖췄다’고 응답하긴 했지만, 이 중 ‘적극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한 비율은 30%에 그쳤다.

자살희생자나 가족, 지인을 바라보는 교인들의 시선엔 여전히 복합적인 감정이 섞여있었다. 스미에타나 에디터는 “교인들은 자살희생자의 친구나 가족이 자살이라는 낙인 때문에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살이 여전히 교회에서 금기사항으로 여겨지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교인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5%는 “교인들이 자살희생자의 가족을 돕기보다 자살과 관련된 소문을 양산한다”고 말했다.

리버티대 행동과학부 학장 로널드 호킨스는 “주님의 제자들은 자살밖에 선택할 게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교회 안에서 마음을 열고 다시 희망을 찾게 해야 한다”며 “이러한 연구들이 교회가 자살 방지에 힘을 쏟게 되는 촉매제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크리스채너티투데이 한국판(CTK) 11월호를 통해 만날 수 있다(080-586-7726·ctkorea.net).

글=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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