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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가정, 내어드림’ 펴낸 이용규 선교사] “양육의 불안과 두려움, 하나님께 맡겨보세요”

[저자와의 만남-‘가정, 내어드림’ 펴낸 이용규 선교사] “양육의 불안과 두려움, 하나님께 맡겨보세요” 기사의 사진
이용규 선교사의 신작 ‘가정, 내어드림’에는 가족의 따뜻한 풍경을 포착해낸 한지현 작가의 그림이 함께 실려 있다. 규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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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내려놓고 하나님께 모든 걸 맡깁니다”라고 고백하기 쉽지 않지만, 설사 고백하는 마지막 순간에도 망설여지는 것이 하나씩 있기 마련이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부모로 살아가는 이들에겐 자녀문제가 꼭 그렇다. 자녀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부모의 가슴을 옥죈다.

‘가정, 내어드림’(규장)을 펴낸 이용규(사진) 선교사는 그런 이들을 향해 “아이의 미래는 나의 열심과 노력에 영향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아이에 대해 궁극적으로 갖고 계신 아름다운 계획에 따라 결정된다”며 자녀문제 또한 하나님께 맡기라고 담대하게 권유한다. 지난 26일 서울 양재동 온누리교회에서 ‘자카르타국제대학교(JIU) 후원의 밤’을 열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를 현장에서 만났다.

그는 서울대를 나와 하버드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교수가 아니라 몽골 선교사로 살면서 쓴 대표작 ‘내려놓음’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금은 몽골에서 이슬람권인 인도네시아로 자리를 옮겨 JIU를 설립하고, 하나님의 사람을 키워내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결혼 21년차인 그는 현지에서 아내 최주현씨와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네 자녀를 키우는 아빠로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우울증을 앓게 된 아내와의 갈등, 자녀들과의 관계에서 겪은 시행착오까지 숨김없이 담백하게 자신의 삶을 펼쳐 보인다.

그는 “큰아들 동연이가 ‘남들은 나한테 좋은 아빠 둬서 좋겠다고 하는데 뭐가 좋은지 모르겠다’고 한 적이 있다”며 “충격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아들의 말이 이해가 안 됐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자기의 높은 기준에 못 미치는 아이를 못마땅하게 여겼던 자기가 문제였음을 깨닫고 생각을 고쳐먹게 됐다. 그는 “아이가 내 모습을 통해 하나님을 경험할 것이라고 생각하니 내가 먼저 양보하게 되더라”며 “이제 그 말이 다 이해되는 걸 보면, 내가 철이 들었다는 것”이라며 웃었다.

인도네시아 정착 초기엔 셋째 아이가 속을 많이 썩였다. 이 선교사는 “우리 삶 가운데 정말 원치 않는 난처한 상황을, 내가 절대 남들에게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 모습을 하나님이 노출하게 하실 때가 있다”며 “그 과정에서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이 그렇게 자녀를 통해 부모를 훈련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하나님의 의도를 모른 채 아이를 미워하고, 나를 나쁜 부모로 만드는 하나님을 원망하며 잘못된 방식으로 마음을 풀 때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허락된 어려움이 우리의 성장을 위한 하나님의 아픈 선택이라는 걸 인식하는 것만으로 우리 안에 변화가 생기고 소망을 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자녀양육 과정이 곧 부모의 신앙 성장 과정과 다름없다는 얘기다.

그는 몽골에 이어 인도네시아에서 선교사 자녀를 위한 대안학교를 만들어 키우고 있다. 끊임없는 경쟁과 입시제도 안에서 자녀를 키우는 한국 부모의 상황과 좀 다르지 않을까. 그는 “한국 부모들이 아이의 학업에 전전긍긍하고 연연해하는 주된 이유는 아이의 성취와 부모의 자존감이 맞물려있기 때문”이라며 “대학이 결코 끝이 아니라는 걸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한국 독자들의 염려를 의식한 듯 그는 책에서 하버드를 비롯해 교육현장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을 제시한다.

이 선교사는 “아이가 이러다 실패한 인생이 되면 어떻게 하지, 불안해하는 것은 부모가 진정으로 하나님을 믿고 모험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며 “그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문제나 시련은 생기겠지만 아이들이 문제가 있고 힘들어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아이들이 표현할 수 있으면 문제의 반은 해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표작 ‘내려놓음’에서 내가 아니라 하나님을 중심에 두는 삶에 대한 도전을 제시했다. 이 책에서는 나 자신뿐 아니라 자녀와 아내를 포함해 가정 역시 하나님께 맡기고 나아가며, 하나님 한 분으로 충분하다는 삶의 고백을 들려줌으로써 전적으로 하나님께 내어드리는 삶을 살라는 또 다른 모험을 자극한다.

글=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사진=신현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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