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그리스도인 이야기] 항상 성경 지니고 다녔던 청년, 23년 짧은 삶 속 큰 사랑 남겨

의사자 인정된 서명신씨의 살신성인

[참 그리스도인 이야기] 항상 성경 지니고 다녔던 청년, 23년 짧은 삶 속 큰 사랑 남겨 기사의 사진
“우리 명신이의 의로운 죽음을 인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일 오전 전화기 너머의 홍모(52·여)씨는 한참 동안 흐느끼면서도 하나뿐인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음에 고마움을 표했다.

홍씨 외아들 서명신씨는 지난 8월 21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송지호 해변에서 파도에 휩쓸린 교회 친구 3명을 구하려 뛰어들었다. 하지만 높은 파도 때문에 친구들을 구하지 못한 채 유명을 달리했다. 그의 나이 스물셋 꽃다운 청춘이었다. 보건복지부는 31일 살신성인의 자세로 구조행위에 임한 서씨를 의사자로 인정했다(국민일보 11월 1일자 25면 참조).

생전의 서씨는 항상 성경을 끼고 사는 청년이었다. 어머니 홍씨는 “명신이는 건성으로 믿는 신앙인이 아니었다”면서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려고 늘 애썼다”고 전했다. 이런 아들의 모습을 지켜봐 온 홍씨는 아들의 종교가 자신의 종교(불교)와 달랐지만 간섭하지 않았다고 했다. 오히려 아들의 진실한 믿음생활을 지켜보면서 “잘 믿어야 한다”고 곧잘 격려해주곤 했다고 덧붙였다.

서씨는 초등학교 때 교회에 첫발을 들여놨다. 이후 중·고등학교 시절을 거치고 군대에 다녀오면서도 묵묵히 봉사하면서 신앙생활을 이어갔다고 했다. 친구들을 돕기 좋아했고 어려운 일을 당하는 이들을 쉽게 지나치지 못했다. 사고가 발생한 날은 파도가 제법 높은 날이었다. 해변을 걷고 있던 서씨는 바다에서 높은 파도에 허우적거리는 친구들을 발견하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당시 집에서 아들의 비보를 접한 홍씨는 “우리 명신이가 혹시 다른 사람을 구하다가 그렇게 된 게 아닌가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아들 성격을 잘 알기에 혹시나 해서 던진 질문이었다. 교회 관계자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홍씨는 가슴을 치며 오열했다.

서씨가 출석하던 교회의 한 목사는 “서씨는 진중하고 예의바르며, 무엇보다 하나님을 알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청년이었다”면서 “성도들 모두가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 기도했는데, 의사자 결정 소식에 작은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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