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이명희] 비둘기파 제롬 파월 기사의 사진
비둘기파는 베트남 전쟁 때 미국에서 전쟁을 더 이상 확대시키지 말고 외교적으로 해결할 것을 주장한 이들을 부른 데서 유래됐다.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에 빗대 온건파들을 지칭한다. 반대로 베트남 전쟁 확대를 주장한 측을 매파로 불렀다. 급진적인 강경파를 의미한다. 경제 분야에서는 과열된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세력을 매파로 부른다. 반면 성장과 경기부양을 중시해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세력을 비둘기파라 칭한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만들어진 것은 1907년 ‘니커보커 트러스트’가 뱅크런으로 파산하면서 금융공황이 발생한 것이 계기다. 공화당 넬슨 앨드리치 상원의원과 피아트 앤드루 재무장관 등 미국의 재력가 7명은 조지아주 제킬 아일랜드에 있는 JP모건 저택에서 회동을 갖고 중앙은행 설립을 위한 법안을 만들었다. 1913년 12월 23일 미 의회를 통과한 연방준비법에 따라 연준이 정식 출범했다. 연준 이사회 의장은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린다. 그의 말 한마디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기 때문이다.

최초의 여성 연준 의장인 재닛 옐런 뒤를 이어 제롬 파월 연준 이사가 차기 연준 의장에 내정됐다고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양적완화 정책을 펴 ‘헬리콥터 벤’ 별명을 가졌던 벤 버냉기 전 의장 뒤를 이은 옐런은 비둘기파이면서 필요한 순간 매파적으로 움직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제학 학위 없이 제17대 연준 의장직에 오르는 변호사 출신 파월은 워싱턴 정가와 월스트리트 금융가를 넘나든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정치성향은 공화당에 가깝고 경제성향은 온건한 비둘기파다. 1951년부터 1970년까지 19년간 최장수 재임한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은 “파티가 무르익을 때 펀치(칵테일) 볼을 가져가는 게 연준이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금융긴축 시대에 의장직을 맡는 그가 백악관 간섭에서 벗어나 독립적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이명희 논설위원,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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