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라동철] 선거제도 개편 기사의 사진
우리나라 국회의원 정수(定數)는 300명이다. 행정단위, 인구 등을 고려해 정한 전국 253개 선거구에서 선출한 지역구 의원 253명, 정당별 전국 득표율에 따라 선출된 비례대표 의원 47명으로 구성된다.

현행 선거제도를 두고 말들이 많다. 유권자의 표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구조라는 것이다. 사표(死票)가 지나치게 많고 표의 등가성과 비례성이 훼손된다는 지적들이다. 지난해 4월 실시된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보면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당시 정당별 득표율은 새누리당 33.5%, 국민의당 26.7%, 더불어민주당 25.54%, 정의당 7.23%였다. 그러나 의석수는 새누리당 122석, 민주당 123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이었다.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의석수가 결정되는 구조였다면 새누리당 108석, 더불어민주당 83석, 국민의당 86석, 정의당 23석이었다.

민의가 심하게 왜곡된 이런 결과는 현행 ‘소선거구 단순다수대표제’ 중심의 선거제도에 기인한다. 소선거구제는 최다 득표자 1명만 당선되는 승자독식 방식이다. 유권자들은 지지 후보가 있더라도 사표가 되는 게 싫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차선의 후보에게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소선거구제는 지역 기반이 든든하고 보수·진보의 대표성을 누려온 기존 거대 정당들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들 정당은 소수·신생 정당에 불리한 선거운동장에서 오랫동안 기득권을 누려온 셈이다.

현행 선거제도는 유권자의 다양한 정치적 요구를 담아내지 못하고 거대 정당들의 적대적 공생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정치 발전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지역·이념 갈등을 부추기고 극한 대결을 반복하는 후진적인 정치 행태를 혁신하려면 공직선거법 개정이 시급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선거제도 개편을 촉구했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 않다. 독일식 정당명부제,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 여러 대안이 제시됐지만 눈에 띄는 진전이 없다. 제1야당인 새누리당이 반대하고 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내심으론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다. 선거제도 개편이 정치 개혁의 핵심인데 국회의 문턱 넘기가 쉽지 않아 보이니 이를 어쩌나.

글=라동철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