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뷰-박용옥] 전쟁 소문에 휘둘리지 말자 기사의 사진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요즘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요지경 속과 같은 기묘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비정상이 정상으로 통하기도 하고 거짓이 사실로 둔갑하기도 한다. 북핵 위기가 심각한 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국가 안위와 국방대책 강구보다는 무상복지대책을 우선시하고, 병영 문화개선이라는 명분하에 병력감축, 복무기간단축 등 전투력을 약화시킨다. 이와 함께 자주적 군사역량을 강화한다는 미명하에 전시작전권 조기 환수 등 한·미연합방위태세의 약화를 서두르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 안보를 우리보다 오히려 다른 나라들이 우려하면서 앞으로 전개될 한반도 상황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도 이런 요지경 속 같은 우리사회의 방향감각을 잃은 혼란스러운 현상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전쟁 소문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전쟁을 선호하는 것도 문제지만 전쟁을 무조건 피하려고만 하는 것은 큰 문제다. ‘전쟁은 피하는 자를 쫓아간다’라는 말이 있듯이 피한다고 해서 피해지는 것이 아니다.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며, 최악에 대비하는 것이 상책이다.

현재 세간에 논란이 되는 것은 미국의 북한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 문제와 한반도에 ‘전술핵 재배치’ 문제다. 그리고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도 있다. 앞의 두 방안은 미국 측의 전략적 결정 여하에 달려 있으며, 우리나라가 요구한다고 되는 것도, 반대한다고 안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은 무엇보다 우리가 먼저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미국의 동의 여하는 그 다음 문제다.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의 전제조건은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 및 미사일 능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즉, 미국 영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되는 상황은 결코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이 자국의 사활적인 국가이익이 위협받는다고 판단하여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결정할 때, 한국의 동의가 필요할 것인가? 필요치 않을 것이다. 북핵 위협 제거를 위한 미국의 선제공격은 전적으로 미국이 스스로 결정하는 문제이지 다른 나라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미국의 선제공격으로 북한이 한국을 공격한다면, 즉각 반격하기 위한 만반의 전투준비태세를 갖추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미국의 전술핵 재반입 문제를 둘러싸고, 우리 정치권은 찬반으로 갈등을 빚으면서 국민을 불안케 하고 있다. 대화와 협상에 의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전무하다는 것은 지난 20여년간의 대북 협상경험을 통해 입증된 사실이다. 북한은 지금 태평양에서 수소탄 실험까지 운운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비핵정책이 북핵 개발에 아무런 제동 수단이 되지 못했다는 것도 입증된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내세우는 전술핵 재반입 반대논리는 중국 러시아와 손잡고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겠다는 논리와 다름없다. 이는 평화를 위해서는 한·미동맹을 깰 수 있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이러고도 한·미동맹이 견고히 유지될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이제 스스로 핵무장 여부를 결정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는 핵비확산조약 가입국이고, 핵개발 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를 북한처럼 견뎌낼 수 없기 때문에 핵무장 추진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국민 대다수가 ‘결코 북한의 핵을 머리에 이고는 살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

특히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 핵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제거가 아니라 현 수준 동결 정도에 합의한다면, 이는 우리나라가 주저 없이 핵개발을 추진해야 할 상황일 것으로 본다. 이런 경우에 우리 국민은 국제사회의 정치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제재를 감내해야 할 것이다.

기독교가 사랑의 종교라고 해서 북한 김씨 족벌세습 정권도 끌어안아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역대하 19장 2절에서 선견자 예후는 비난했다. “악한 자를 돕고 여호와를 미워하는 자들을 사랑하는 것이 옳으니이까. 그러므로 여호와께로부터 진노하심이 왕에게 임하리이다.” 지금 남북한 상황과 비슷하다. 북한의 김일성 족벌세습체제는 하나님을 가장 미워하는 정권이다. 수백만명의 백성들을 굶겨죽이면서 핵무기를 개발하는 가장 악한 정권을 돕고, 여호와를 가장 미워하는 자를 사랑하는 것이 옳은가? 북한 동포는 도와야 하지만 김씨 족벌세습정권은 아닐 것이다.

글=박용옥 전 국방부 차관, 삽화=전진이 기자

*이 칼럼은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와 함께합니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