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올바른 성의식 교육·미혼모에 손 내밀어야

‘낙태죄 폐지’ 청원 23만명… 교회의 역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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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 청원 코너에 올라온 ‘낙태죄 폐지 청원’. 지난달 30일까지 23만5372명이 참여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한국교회는 낙태에 대해 한결같이 반대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비신자에게는 ‘생명존중’을 근거로, 크리스천에게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생명을 해하는 죄’를 이유로 설득했죠.

하지만 ‘낙태 합법화’를 외치는 목소리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최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 청원 코너에 올라온 ‘낙태죄 폐지 청원’에는 마감일인 지난달 30일까지 23만5372명이 참여했습니다. 이 중 크리스천이 단 한 명도 없을 거라고 장담하긴 어렵습니다.

20만명 이상의 추천을 받은 청원에 대해서는 청와대 수석이나 각 부처 장관 등이 30일 이내 공식 답변을 해야 합니다. 청원인은 “전 세계 119개국에서 합법으로 인정하는 자연 유산 유도약품을 국내에서도 허용한다면 원치 않는 임신으로 고통받는 여성을 구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약품의 국내 시판 허용도 요청했습니다.

형법 269조 1항에 따르면 임신한 부녀가 약물을 이용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스스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의사도 이를 어기면 처벌받습니다. 형법 270조는 의사, 한의사, 조산사, 약제사 등이 여성의 요구로 낙태 시술을 하면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예외도 있습니다. 모자보건법에 따르면 본인 또는 배우자가 대통령령에 따른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 등이 있는 경우, 강간 또는 준강간에 의해 임신된 경우, 혈족 또는 인척 간에 임신된 경우, 임신으로 모체의 건강이 심각하게 상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해 본인과 배우자의 동의를 받아 낙태할 수 있습니다.

최근의 상황에 대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원하든지 원하지 않든지 모든 인간생명은 천하를 다 합한 가치보다도 언제나 무거운 가치”라고 강조했습니다. ㈔낙태반대운동연합(낙반연)도 “낙태는 태아의 생명을 제거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낙태하는 여성에게도 육체적, 정신적으로 해를 끼치기 때문에 금지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성경에 낙태를 금하는 표현은 없지만 부정적 인식을 갖게 하는 구절은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예레미야 1장 5절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예레미야에게 ‘내가 너를 모태에 짓기 전에 너를 알았고 네가 배에서 나오기 전에 너를 성별하였고 너를 여러 나라의 선지자로 세웠노라’고 말씀하십니다. 다윗은 시편 139편 13절에서 ‘주께서 내 내장을 지으시며 나의 모태에서 나를 만드셨나이다’라고 고백합니다. 기독교인에게 낙태는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만들어진 생명을 죽음으로 내모는 행위입니다. 하지만 이는 ‘현실을 외면한 이상적 주장’이라는 비판을 이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합법적 낙태는 한 해 약 5000건입니다. 불법 낙태까지 더하면 그 수는 엄청나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됩니다.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2005년 낙태 건수는 34만2400여건, 2010년에는 16만8700여건으로 조사된 바 있습니다. 최근 배재대와 연세대 원주의대의 연구팀이 소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2007∼2016년 ‘낙태 관련 정보 공유 추세’를 분석한 결과 연간 20만명 넘는 이들이 낙태를 시도하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시대는 비판을 넘어 대안을 요구합니다. 기독교생명윤리협회 함준수 대표는 “국가는 스스로 생존하기 어려운 계층의 생존권을 보호해야 하는 소명이 있다”면서 “종교단체 등과 긴밀하게 협력해 원치 않는 출산으로 태어난 아이들의 정상적 성장과 미혼모들의 수월한 양육을 돕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교회의 실질적인 참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예방에 교회가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는 “최근 경제 불황으로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결혼제도 밖에서 성관계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교회에서는 청소년과 청년을 대상으로 단순한 이성교제 수준이 아닌 올바른 성의식 정립을 위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회적 지원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출산을 종용하는 것은 “책임지지 않을 거면 침묵하라”는 항변에 맥을 못 출 것입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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