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공학적 정계개편에는 관심 없다”  與, 야권 재편 움직임에 초연 기사의 사진
더불어민주당은 야권발 정계개편 움직임에 초연하다.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켰고,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의 한국당 합류가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남의 일’이라는 분위기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연대·통합 논의가 한창이던 지난달에도 “정치공학에는 관심이 없다”며 관망 입장을 유지했다.

민주당의 자신감에는 유례없는 지지율 고공행진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다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50%를 넘나드는 정당 지지율을 기록했다. 야권 지지율을 모두 합친 것보다 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문재인 대통령은 각종 조사에서 70%대를 기록, 취임 6개월 기준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정부여당이 강조하고 있는 적폐청산 이슈가 여전히 우호적 여론을 등에 업고 있다는 자평이다.

때문에 민주당은 국민의당·바른정당을 상대로 어설픈 정개개편 ‘이삭줍기’에 나서는 것 자체가 위험 부담이 크다는 판단을 내렸다. 핵심 지지층의 반발로 역효과도 예상된다. 특히 일부 야권 인사들은 지지층에서 구(舊)정치 세력으로 분류되는 만큼 여당의 개혁 드라이브에 방해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정기국회가 한창이라는 시점도 여당의 관심을 가로막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5일 “최근 정치권의 이합집산 움직임은 야권의 생존투쟁 성격이 강해 여당이 부화뇌동할 명분도 실익도 없다”며 “특히 정기국회가 한창인 상황에서 (연대·통합은) 고려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개혁입법 관철을 위한 사안별 협력’이라는 대전제를 고수하며 관련 논의와 거리를 두고 있다. 여당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세출입법 통과 등에 집중하면서 당분간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 통합의 파급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전망도 여권의 무관심에 일조하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바른정당 통합파가 한국당에 합류하더라도 원내 1당 탈환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여당 입장에선 어차피 지금도 여소야대 국면이다. 1당만 뺏기지만 않는다면 원내 지형에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

다만 한국당이 친박계의 불만을 잠재우고 바른정당 선도탈당파 의원들을 잡음 없이 포섭할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보수 대통합’ 논의가 재차 탄력을 받으면 바른정당 2차 탈당과 무소속 의원들의 합류 여지가 생긴다. 구여권이 원내 1당으로 재결집하는 시나리오는 민주당으로선 달갑지 않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자강파 간 연합도 주목해야 할 변수다. 그 과정에서 연대·통합에 대한 온도차가 뚜렷한 국민의당 내 호남계의 원심력이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이 국민의당과의 합당이나 호남을 중심으로 ‘의원 빼가기’를 시도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있다.

민주당 일각에선 지지율이 높을 때 선제적으로 ‘통합 군불 때기’가 필요하다는 소수의견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정부여당 지지율이 높아 통합이 필요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차 지지율 조정에 대비해 과반 의석 확보 전략은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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