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人터뷰] 김성태 “文정부 적폐청산, 보수정권만 겨냥해선 안돼” 기사의 사진
자유한국당 김성태 정치보복특위 위원장이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문재인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이 9년 보수정권의 특정 분야에 그치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결국 더 큰 갈등과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이병주 기자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보수정권서 추진한 정책·행위에
전방위적으로 정치보복 행해져
노무현 前 대통령 죽음에 대한
보복 심리가 기저에 깔려 있어
역대 정부의 모든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낱낱이 공개해야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사건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검찰은 뇌물수수 사건으로 규정했다. '문고리 3인방'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받은 만큼 뇌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상납은 오랜 관행이라며, 또 하나의 정치보복이라고 맞서고 있다. 과거 정부 청와대의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도 수사하라며 반격에 나섰다. 이제 수비만 하지 않고 공격에 나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국당 정치보복특별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태 의원을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만났다.

-국정원 특수활동비의 청와대 상납은 관행인가, 처벌대상인가.

“사적으로 사용한 부분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정부 것만 들여다보는 것은 형평성에 위배된다. 김대중·노무현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장 및 수석비서관들은 사용하지 않았는가. 이번 사건을 뇌물죄로 몰아가는 것은 전형적인 정치보복이다. 철저히 수사하고 철퇴를 내려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러기 위해선 역대 정부의 모든 국정원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을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국정원 특수활동비에 대한 예산심사와 결산심사를 받는 법적 절차를 마련하겠다. 이마저 여의치 않을 경우 전액 삭감을 추진하겠다.”

-국정원 개혁위 민간위원들이 비밀 서류를 열람하고 있는데.

“국정원장이 인가권을 줬지만 민간인이 중요 국가기밀을 알게 한 것 자체가 적폐다. 법률 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만한 행위다. 국정원법이나 국가기밀에 관한 현행법상 위법 소지가 없는 지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

-정부부처마다 적폐청산 TF가 활동 중이다. 법적 문제는.

“검찰과 국정원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부처가 법적 근거도 없는 위원회를 만들어 적폐청산이라는 미명하에 과거 정부 비리 캐기에 매달리고 있다. 과거 정권의 사업만 뒤지면서 정치 보복에 혈안이 돼 있다. 적폐청산 TF는 법령에 근거를 둔 행정위원회가 아닌 단순 자문기구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조사를 위한 인력과 사무실을 지원받는 것은 현행법을 위반한 것이다. 누가 그들에게 그런 초법적인 권한을 부여했는가. 특히 국정원에선 진보성향 시민단체 출신이나 친노 인사들이 국정원의 모든 문건을 검열하듯 뒤지고 있다. 명백한 국정원법 위반이다.”

-정부여당의 적폐청산 작업을 정치보복으로 보는 이유는.

“적폐 청산이 철저하게 보수정권 9년에만 맞춰져 있다. 지금까지 단 한 건이라도 그 외의 문제를 들춰낸 적이 있는가. 대표적인 사례가 국정원이다. 국정원의 정치개입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김대중정부땐 미림팀이라는 도청팀이 2000명에 가까운 인사를 24시간 도청한 사실도 밝혀졌다.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특수활동비 문제도 박근혜정부에서만 있었던 일이 아니다. 역대 정권에서도 분명히 존재해왔던 불합리한 관행이다. 국정원의 뿌리 깊은 예산 전용 문제를 근본적으로 밝히고 근절하려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적으로 지난 정부만 수사 대상으로 삼는다면 정치보복인 것이다.”

-구체적으로 정치보복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특정 분야와 범위를 가리지 않고 보수정권에서 추진됐던 모든 정책과 행위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심지어 통일부까지도 지난 보수정권의 대북정책을 점검한다고 난리가 아닌가. 상황이 이렇다보니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이후 지난 6개월간 온통 과거 얘기밖에 없었다. 입으로는 미래와 협치를 얘기하지만 뒤로는 이런 과거 캐기를 통한 보복에만 치중하고 있다. 결국 더 큰 갈등과 분열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민생과 국가경제, 안보는 안중에도 없이 정치보복만을 위해 탄생된 듯한 문재인정부는 인민재판식 적폐청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공공기관장 대거 교체도 이에 해당하나.

“공공기관 개혁도 분명히 필요하다. 채용비리 같은 불법적인 요소가 있었다면 당연히 근절해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이 공공기관 채용비리 엄단을 천명하기 이전에 아들의 채용비리 의혹 사건부터 국민들에게 솔직히 고백하는 것이 순리다.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에 묻혀서 그렇지, 관련 의혹이 해소된 것은 아니지 않은가. 덧붙여서 현 정부에서도 벌써부터 공공기관장 낙하산 인사가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다. 특히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이 속속 기관장에 임명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검찰청 포토라인에 세우려 한다는 말도 있는데.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기 전부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공개비판을 한 것만도 벌써 100여차례가 넘었다. 4대강 사업, 자원외교, 방산비리는 물론이고 검찰에서 ‘혐의없음’ 결론까지 난 BBK사건까지 재수사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 전 대통령을 고소하면서 ‘이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에게 한 것이 진짜 보복’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정치보복이 아니라고 해도 지금 여권에는 노 전 대통령 죽음에 대한 보복 심리가 기저에 깔려 있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국민들 사이에선 적폐청산이 필요하다고 보는 시각도 많은데.

“개혁은 문재인 정권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역대 모든 정권이 출범할 때마다 개혁에 대한 국민 열망이 높았다. 특히 문 대통령은 대선 전부터 적폐 청산을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됐기 때문에 국민의 뜻을 받들어서 개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2012년 대선에서 대표적인 구호가 ‘과정은 공정할 것이다’였다. 그 기조는 지난 대선에서도 이어졌다. 적폐청산은 반드시 해야 한다. 그렇지만 문 대통령이 대선 때 선언했던 것처럼 적폐의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이나 청산하는 과정을 공정하게 해야 한다. 국민의 열망을 담아서 대한민국에 켜켜이 쌓인 모든 적폐에 대해 철저히 청산해야지 보수정권만 한정하니 정치보복이란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정보·수사기관의 통신사실 확인 자료요청이 급증했다는데.

“권력기관의 자료 요청이 문재인정부 출범을 전후해 기이할 정도로 급증했다. 5월엔 그 이전보다 70%, 6월엔 5월보다 2.5배나 급증했다. 당장 나부터도 확인해보니 수십 건의 요청이 있었고 심지어 지난달 국정감사 기간에도 이뤄졌다. 국회의원의 통신 자료도 아무렇지 않게 확인하는데 일반 국민들이야 오죽하겠는가. 국민들의 사생활 정보를 권력기관이 맘대로 들여다보는 것은 엄청난 문제인 만큼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를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이유는.

“적폐청산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만들어낸 사건이 최순실 사태다. 그럼 적폐청산은 최순실처럼 국가권력을 이용해서 부정한 방법으로 이득을 취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는, 다시 말해 돈과 권력의 유착을 확실히 끊어내는 것이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도 수십 년 전 일이지만 단 1원까지도 끝까지 추적하고 있는 이유가 부정한 돈이기 때문이다. 부정한 돈이라면 끝까지 추적해서 환수해야 하고, 그것이 적폐청산의 최우선 과제다. 그런 측면에서 노무현 일가가 예외가 되어야 할 이유가 있는가. 문 대통령도 적폐청산을 천명했으면 김영삼 전 대통령처럼 확실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 당이 640만 달러 사건을 다시 꺼낸 이유다. 아직까지 청산되지 않은 과거의 적폐들을 모두 털어내 달라는 것이다. 수십 년 전의 비자금도 끝까지 추적하고 있는데 불과 수년 전의 사건을 내버려둔다면 적폐청산이라는 단어로 그럴듯하게 포장한 정치보복에 불과한 것이다.”

-청와대의 캐비닛 문건 공개는 어떠한가.

“청와대가 마치 핀셋으로 집어내듯 절묘한 타이밍에 전임 정권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 우리당에도 국회의원들을 비롯해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분들이 많이 있다. 그 분들은 청와대의 문서 관리가 2중, 3중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분량의 문건이 허술하게 남겨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수천 건의 문건을 보관할 캐비닛조차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문건이 발견된 위치와 문건의 성격이 상이한 경우도 있다. 문건을 취득한 경위 그리고 진위여부에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두 번도 아니고 청와대가 이처럼 절묘한 타이밍에 캐비닛 문건을 꺼내들 수 있는 지 국민들도 의아해하고 있다.”

-정치보복 특위 활동이 미미한데.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하루 전날 특위가 구성됐고, 구성되자마자 3주 동안 국감이 진행됐다. 물리적으로 정상적인 회의조차 개최하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국감에 이어 내년도 예산안 심의가 시작됐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할 것이다. 대부분 민간인으로 구성된 적폐청산 TF가 정부 전 부처에 포진해서 전방위적인 정치보복을 행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 위원회는 16명의 위원이 전부다. 앞으로 힘든 싸움이 예상되지만 아무리 고되고 어렵더라도 처절한 진정성을 갖고 임하겠다. 문재인정부의 불합리한 정치 보복에 대해서 확실히 문제를 제기하고 국민들에게 자세히 알려나가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

-언제까지 활동하나.

“정당 특위는 대부분 한시조직이지만, 우리 특위는 문재인 정권이 정치보복을 멈출 때까지 활동을 계속할 것이다. 우리 특위가 고발한 노 전 대통령 일가 비자금 수수 의혹 건이나 청와대 대변인 등의 공무상 비밀누설 및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에 대해 검찰이 피고발인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정권 눈치보기에 급급한 검찰의 모습이 계속된다면 싸움은 더 길어지고 지난해질 것이다. 각오하고 있다.”

-복당파로서 바른정당과의 부분 통합 어떻게 보는가.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이 대놓고 보수궤멸을 운운했는데 정권을 잡고 나서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보수가 이대로 지리멸렬하게 있다간 절대 이 파도를 견뎌낼 수 없다. 한국 정치 역사상 전례 없는 파상 공세를 막아내려면 보수가 다시 하나로 뭉쳐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거점은 국회이고 최소한의 조건이 보수통합이다.”

-친박들의 저항이 거센데.

“인적쇄신 없는 혁신은 성립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혁신도 결국은 국민 지지 회복이라는 결실을 맺어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한국당이 대내외적으로 바뀐 것 하나 없다면 국민들이 우리의 노력을 혁신을 위한 몸부림으로 봐주겠는가. 당이 이 문제에 언제까지 매달릴 수 없고, 계속 끌고 갈수도 없다. 당헌·당규에 따라 원칙적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다.”

■김성태 위원장은
사우디 건설근로자 출신… 한국노총 사무총장 역임

1958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1980년대 사우디아라비아 건설근로자 출신이다. 이후 노동운동에 뛰어들어 한국노총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서울시의회 의원을 거쳐 18대 총선에서 서울 강서을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된 뒤 3선에 성공했다. 새누리당 4·5정책조정위원장과 서울시당 위원장 등을 거쳤다.

지난해 12월 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입당, 사무총장과 인재영입팀장을 맡았다. 지난 5월 보수 단일화를 통한 정권창출을 명분으로 자유한국당에 복당했다. 2013년 정년 60세 연장 법안과 2014년 대체휴일제 법안을 발의했다.

만난 사람=김영석 논설위원 yskim@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