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명호] 트럼프의 인도·태평양 전략 기사의 사진
미·일 정상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시대를 천명했다.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미국∼호주∼일본∼인도를 이으면 미국은 서태평양과 인도양에서 중국을 둘러싸게 된다. 미·중의 세계 전략이 민감하게 충돌하는 해역이다. 전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아시아 중시 정책을 확대, 인도를 끌어들이고 중국을 더 견제하겠다는 의도다. 인도·태평양 시대라는 개념을 일본이 제공했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미·일의 중국에 대한 전략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일 게다. 중국이 긴장할 만한 미국의 아시아 정책 변화다.

미국이 인도에 공을 들이는 건 정권이 달라져도 꾸준하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2006년 인도 방문에서 상업용 핵연료 판매와 핵기술 이전을 허용하는 핵협력협정을 체결했다.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지 않은 채 핵무기를 개발한 인도에 명백히 특혜를 준 것이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뒤 첫 국빈으로 당시 만모한 싱 인도 총리를 선택했다. 미국의 국빈 초청은 1년에 한두 명으로 제한한다. 그만큼 까다롭고 정치적 메시지가 있는 행사다. 당시 백악관 대변인은 “첫 국빈 초대는 국제무대에서 인도의 경제·정치적 힘을 인정하는 존경의 표시”라고 성명을 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세계 진로의 결정은 미국과 인도의 공동책임”이라고까지 치켜세웠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올해 트럼프를 만난 것까지 5차례 미국을 공식방문했다.

미국의 인도 정책을 보면 세계 경영 차원에서 국익을 위한 일관된 전략이 보인다. 공화당 정권이건 민주당 정권이건, 국내에선 파렴치한 정쟁을 벌이더라도 ‘당파 정치는 국경선에서 멈춰야 한다’는 ‘반덴버그 원칙’을 얄미울 정도로 지킨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제국을 운영하는 원리일 게다. 알량한 국회의원 배지 때문에 이리저리 헤쳐모이고, 우리 편 이겼다고 상대편 싹 몰아내고 흠집 들추며, 그저 지역감정 부추겨 기득권 유지하고…. 통일·외교 전략은 언제 짜나.

김명호 수석논설위원,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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