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라동철] 캠프 험프리스 기사의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박2일의 한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8일 오후 출국했다. 오산 미 공군기지를 통해 7일 한국 땅을 밟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행선지는 평택에 있는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였다. 이곳은 용산기지 등을 대체하기 위해 조성된, 한·미 안보동맹의 상징적인 공간이다. 주한미군 병력의 70%를 차지하는 미8군의 사령부가 지난 7월 용산에서 이전해 왔고 주한미군사령부, 의정부·동두천의 미 제2보병사단 등도 속속 이곳으로 옮겨올 예정이다.

캠프 험프리스는 면적이 서울 여의도의 5.5배다. 해외 미군기지 가운데 단일기지로는 가장 넓다. 부지 비용과 건설비는 107억 달러(우리 돈으로 약 11조9000억원)인데 92%를 한국 정부가 부담했다.

청와대는 백악관에 캠프 험프리스 방문을 추천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그곳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했다. 대통령이 외국정상을 청와대 밖에서 마중한 것은 전례가 없다. 파격적인 의전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예우하고 환대한 것이다. 양국 대통령은 병사들과 함께한 기지 점심식사와 이후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편으로는 ‘한·미 FTA 재협상’ ‘합리적 수준의 방위비 분담’ 등을 강조했다. 동맹은 동맹이고, 자국의 경제적 이익은 그것대로 확실하게 챙기겠다는 의중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양국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 기자가 캠프 험프리스 조성비 대부분을 우리 측이 부담한 것을 강조하는 질문을 하자 “우리도 많이 지출했다.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지출한 것이지,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되받았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양보할 뜻이 없음을 내비친 것이다. 제9차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2014∼2018)이 내년 말 끝나기 때문에 양국은 연말부터 2019년 이후 분담금을 결정할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힘을 앞세워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관철시키려는 미국에 맞서 우리 국익을 지켜낼 방안은 무엇일까.

글=라동철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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