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안정자금, 고용보험 가입이 전제조건… 한시 지원 ‘한계’ 기사의 사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서울 영등포구 수출입은행에서 일자리 안정자금 시행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김 부총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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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인 미만 사업장들은
‘두루누리 사업’ 혜택 받아

후년부터는 중단될 수도
최저임금 지속적인 인상
영세사업자에게는 큰 부담
국회 심사 통과할지 미지수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충격 방지를 위해 영세사업자에게 지급하기로 한 2조9708억원의 일자리 안정 자금에는 단서가 달려 있다. 고용보험 가입이 전제 조건이다. 정규직조차 4명 중 1명꼴로 고용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개선하겠다는 의도를 담았다. 영세 사업자 부담이 커지는 만큼 당근책도 내놨다. 함정은 자금 지원이 한시적이라는 점이다. 내년 이후에도 최저임금은 지속 인상되는 만큼 지급을 중단할 경우 발생할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임금 근로자 전체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64.3% 수준이다. 비정규직(42.4%)이 정규직(75.1%)보다 가입률이 낮았다. 일일 근로(5.0%), 특수형태 근로(4.0%)의 경우 거의 가입자가 없다시피 한 수준이다. 고용보험 미가입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이들의 경우 실업급여나 출산휴가 지원금,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지원금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영세한 사업장일수록 특히 더 심하다.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90% 이상이 고용보험에 가입했다. 반면 5인 미만 사업장의 가입률은 73.9%에 불과하다. 일자리 안정 자금 지원을 고용보험 가입 사업장으로 국한한 것도 이런 상황이 작용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한국의 저소득층 근로자 비중은 23.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인 3위”라면서 사회안전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근책도 제시했다. 영세 사업자의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 가입률 저조 원인이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 때문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10인 미만 사업장 중 월급여 190만원 미만 노동자를 보유한 곳은 ‘두루누리 사업’ 혜택을 받도록 했다. 5인 미만 사업체는 보험료의 90%를, 5∼10인 미만의 경우 80%의 보험료를 정부가 지급한다. 영세 사업장에서 월 급여 190만원인 근로자를 1명 고용하면 2만9450원의 고용보험료를 내야 한다. 두루누리 사업 혜택을 받으면 1인 당 최대 2만6505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일자리 안정 자금 지원이 한시적이라는 점이다. 고용보험료 감면 혜택이 있다고 해도 추가 비용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 1인 당 13만원씩의 지원금이 내후년에도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최저임금 인상이 지속된다는 점도 영세 사업자 입장에선 부담이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내년 상반기에 집행상황과 흐름을 보면서 보완사항을 마련한 뒤 하반기쯤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정부안이 그대로 통과할지도 미지수다.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일자리 안정자금을 1년 해보고 나중에 재검토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인데, 줬다가 뺏는 것은 더 큰 불신을 낳는 만큼 사업을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도 지난달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시장경제 국가에서 임금 직접 지원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고 꼬집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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