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구아트페어’ 가보니… 서울 메이저갤러리 대거 참여 웅비의 날갯짓 기사의 사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8일 공식 개막한 대구아트페어에서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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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구아트페어’(8∼12일)가 10회째를 맞아 웅비의 날갯짓을 했다. 공식 개막일인 지난 8일 행사장인 대구 북구 엑스코. 입구에 들어서니 국내 최대 갤러리인 국제갤러리 부스가 단박에 눈에 띈다. 전속 작가인 인도 태생의 영국 조각가 아니쉬 카푸어의 ‘착시 조각’ 작품이 아이콘처럼 선명했다.

인근의 현대갤러리는 놀랍게도 김환기의 대작(150호) ‘파란색 점화’를 들고 나왔다. 페어 관계자는 “연초 65억원에 낙찰돼 한국 최고 경매가를 경신한 같은 파란색 점화보다 더 좋은 작품이다. 80억∼100억원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가나갤러리의 박서보 ‘묘법’, 이우환 ‘바람’ 시리즈, 리안갤러리의 백남준 비디오 아트 작품 등 수억원대 작품들이 곳곳에 진열돼 빛을 발했다.

사실 대구아트페어는 그동안 비슷한 시기에 생겨난 부산국제아트페어에 점차 밀리는 형국이었다. 올해는 서울의 메이저갤러리들이 오랜만에 대거 참여하며 면모를 일신했다. 지난 3월 대구화랑협회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안혜령 리안갤러리 대표는 “심사를 깐깐하게 해 참가 화랑의 3분의 1을 물갈이했다”고 밝혔다. 작가한테 부스 사용료를 내게 하거나, 전시는 하지 않고 페어에만 참가하는 ‘장사꾼’ 화랑은 모두 배제했다는 설명이다. 총 101개 화랑 중 해외에서도 7개국 13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대구는 일제강점기 인상주의 대가 이인성, 월북화가 이쾌대 등 근대기 미술사의 선구자들을 길러냈다. 1970년대는 전위적 현대미술 실험의 산실이었다. 현재도 이배 강우문 박종규 등 탄탄한 중진들을 배출한 무대다. 이런 이유로 숨은 알짜 컬렉터들이 많은 것으로 회자된다. 서울과 대구에서 모두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안 회장은 “경험치로 보면 인구 대비 컬렉터 수는 서울보다 대구가 많은 것 같다”고 어림했다.

대구아트페어에 처음 왔다는 국제갤러리의 장현숙 실장은 “대구의 컬렉터들은 학구적인 것 같다. 중견 작가인 양혜규씨를 아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대구에 기반을 둔 분도갤러리 박동준 대표는 “오랜만에 서울갤러리들이 참여해 기분이 좋다. 좋은 작품을 통해 컬렉터들의 안목을 높여 주는 게 중요하다”며 환영했다.

대구 만촌동에서 왔다는 주부 이지윤(47)씨는 “500만∼1000만원선의 작품을 구입하고 싶다. 마침 대구 신세계백화점에서 열린 서울옥션 경매 프리뷰 관련 강의를 듣고 여기에 오게 됐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서울옥션은 2008년 이후 올해 처음으로 대구에서 9일 경매를 했다. 84%의 낙찰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통상의 70%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대구아트페어에서는 ‘대구 출신의 천재화가 이인성 특별전’ ‘청년미술프로젝트’도 부대행사로 가졌다. 청년미술프로젝트는 박정희 전 대통령 비판, 세월호 참사, 사드(THAAD) 반대 등 정치성 강한 작품들에 대한 사전검열문제가 제기되면서 해당 작가들이 보이콧을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대구=글·사진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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