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와의 만남… 뮤지컬이냐 연극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기사의 사진
오는 23일 개막하는 뮤지컬 ‘햄릿:얼라이브’의 스틸컷. 햄릿 역을 맡은 배우 홍광호. CJ E&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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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뮤지컬 ‘햄릿:얼라이브’
23일 개막 국내 초연작
죽음 아닌 삶에 초점 맞춰 차별화

연극 ‘리어왕’
교과서 같은 작품 만들 생각에 기획
중견배우 손병호·안석환 주연

영국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작품을 토대로 만든 뮤지컬과 연극이 최근 잇따라 무대에 오르고 있다. 셰익스피어 작품의 가장 큰 힘은 보편성이다. 영국 버킹엄대학 스탠리 웰스 명예교수는 “그는 수도관 속을 흐르는 물 같은 존재다. 수도관은 닳아 버릴지 모르지만 물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며 셰익스피어의 철학이 시대를 막론하고 공기처럼 퍼져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23일 개막하는 창작뮤지컬 ‘햄릿:얼라이브’는 고전 햄릿이 바탕인 국내 초연작이다.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연습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가진 영국 출신 아드리안 오스몬드 연출가는 “작품에서는 수많은 죽음이 나오지만 역설적으로 죽음이 아닌 삶을 얘기하려 한다”며 “한 순간 모든 걸 잃고 방황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어느 시대나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작품명에 ‘얼라이브’가 붙은 것도 삶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차별성을 의미한다.

햄릿:얼라이브의 배우와 연출진은 셰익스피어의 메시지는 살리되, 관객이 접근하기 쉽게 만들려고 고민에 고민을 더하고 있다. 각색과 작사를 맡은 강봉훈 협력 연출가는 “뮤지컬은 연극과 다른 구조가 있다”며 “본질은 유지한 채 뮤지컬의 맛을 살리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햄릿이 단순히 우유부단하고 수동적인 인물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인간적인 인물이라는 해석을 취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사느냐 죽느냐”를 외치면서 운명 가운데서 고뇌하는 햄릿 역에는 배우 홍광호와 고은성, 욕망과 광기로 폭주하는 클로디어스 역에는 양준모와 임현수, 비운의 왕비이자 햄릿의 어머니인 거트루드 역에는 김선영과 문혜원, 순수한 영혼인 햄릿의 여인 오필리어 역에는 정재은이 캐스팅됐다. 내년 1월 28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6만∼13만원.

햄릿 등과 함께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리어왕은 연극으로 관객을 만난다. 최근 개막한 연극 ‘리어왕’은 정통 서사극이다. 제작사 도토리컴퍼니의 이종섭 대표는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2014년 국립극장에서 영국 국립극장의 공연 실황 프로그램 ‘엔티 라이브(NT Live)’로 상영했는데 영상으로밖에 접하지 못한다는 게 아쉬워 리어왕의 교과서 같은 작품을 만들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학 시절 연극영화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예나 지금이나 대학 무대에 많이 올라가는 작품인데 선배 배우들이 ‘무대 위 리어왕은 이런 것’이라고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러면서 “셰익스피어 원작을 최대한 손대지 않는 작업은 방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과거에도 없었고 향후에도 없을 작품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만들게 됐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배우 손병호와 안석환은 두 딸에게 권력을 주지만 결국 배신당하는 리어왕 역을 맡았다. 손병호는 “리어왕이 잘못을 깨닫는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관객들이 동감할 수 있도록 해석했다”고 말했다. 안석환은 “손병호씨보다 나이가 좀 많아 더 늙은 리어왕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딸과 사위들에게) 핍박받는 장면을 더 강조해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오는 26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3만3000∼7만7000원.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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