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의원이 13일 바른정당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됐다. 지난 6일 김무성 의원 등 9명이 탈당을 선언하면서 반으로 쪼개진 난파선의 선장이 된 것이다. 신임 유 대표는 “강철같은 의지로 죽음의 계곡을 건넌다면 어느새 겨울은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따뜻한 새봄’으로 가는 길은 결코 녹록지 않다.

지난 1월 창당할 때 바른정당은 33명의 의석을 가진 원내 4당이었다. 새로운 보수, 개혁적 보수를 기치로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을 뛰쳐나왔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당의 이념은 불분명했고, 정책의 차별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당에서 ‘친박 청산’ 제스처가 있을 때마다 바른정당은 요동을 쳤다. 결국 소속 의원 22명이 명분도 제대로 세우지 못한 채 쏟아지는 비난 속에 한국당으로 돌아갔다.

박근혜정권 국정농단 사태에 실망한 많은 보수성향 유권자는 지금도 자신들을 대변할 정당을 찾고 있다. 언제 좌초할지 모르는 바른정당이 아직 관심을 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보수와 진보로 갈라진 양대 정당이 극단적으로 대치하는 한국 정치의 고질병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중도적 성향의 정당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 우리 정치는 미래를 향한 화해의 길을 버리고 과거를 돌아보는 갈등의 길을 향해 가고 있다. 검찰 수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다가가면서 ‘적폐청산 대 정치보복’ 싸움은 더 치열해질 게 뻔하다. 지난해 극에 달했던 국론분열 사태가 재연될 수도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뒤만 돌아보는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바라지 않는다. 여기서 바른정당의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유 대표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당을 정비하고 개혁적 보수의 길을 걸을 때 바른정당은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다. 물론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심력보다 원심력이 더 강하겠지만 원칙을 지키면서 보수혁신의 청사진을 제시한다면 유권자의 마음을 조금씩 돌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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