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과세 간담회 무슨 얘기 오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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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오른쪽)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열린 종교인 과세 간담회에서 내년 종교인 과세 시행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교단장들 “종교인 과세, 교회 말살 정책 의구심 든다”

기재부측 “종교인 소득, 근로소득보다 세 부담 적어”


한국교회 주요 교단장들과 과세 당국 관계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가진 ‘종교인 과세’ 관련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법 시행의 준비 부족을 지적하는 교단장들의 우려가 집중 제기됐다. 반면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관계자들은 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제도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데 집중했다. 사안이 민감한 듯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모두발언 이후 기자들을 밖으로 내보낸 뒤 간담회를 이어갔다.

이날 참석자들 얘기를 종합하면 교단장들 중에서는 “교회 대다수가 미자립 교회로 세금 납부보다 오히려 근로장려금을 받는 상황에서 왜 굳이 종교인 과세를 시행하려 하느냐”는 질문이 많았다. 한 교단장은 “이 자리에 온 교단장 모두 과세가 시행돼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분들”이라며 “과세 목적에 대해 교회 말살 정책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교회 80%가 미자립 교회로 세금을 낼 형편이 아니다”며 “정부가 근로장려금 등으로 도움을 주겠다는 것은 오히려 감사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과세 당국의 준비 부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교단장은 “우리 교회도 법인세를 포함해 매년 20억원 정도를 세금으로 내지만 구체적 지침이 없어 혼란스럽다”며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의혹이 해소되는데 두 달도 안 남아 너무 촉박한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고 한다. 또 다른 교단 총무는 “탈세 제보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단 세력 등이 교회를 분열시킬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종교인 과세로 교회의 주요 사역 분야인 사회복지 사업이 위축될 거라는 우려도 전달됐다고 한다. 한 목회자는 “기독교는 사회복지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목사들이 양심껏 공문에 따라 자진 납세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은혜로운 방안”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기재부 측에서는 종교인 과세유예 법안 심의에 앞서 교단장들을 이해시키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영록 기재부 세제실장은 “종교단체나 활동에 과세하는 게 아니다. 각 세무서에 종교인 소득에 관한 안내전담 직원을 두고 궁금한 부분이 없도록 명확히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는 구체적인 예상 세액 계산도 곁들였다고 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종교인 소득의 경우 근로소득보다 세 부담이 적으므로 4인 가족 기준 연 소득 3000만원까지는 소득세가 없을 것이라고 목회자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국세청 측에서는 세무조사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안간힘을 쏟았다. 유재철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은 “구체적이고 세심한 계획을 갖고 종교계의 명예가 손상되지 않도록 정치적 목적 없이 순수한 목적으로 세무조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재부에서는 다음달 중 종교인 과세 안내책자를 만들어 배포키로 했다.

이날 비공개 간담회에는 이영훈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총회장을 비롯해 임춘수(대한예수교복음교회) 전계헌(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유충국(예장 대신) 신상범(기독교대한성결교회) 김원교(예수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과 김영수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 감독, 신조광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장 등 8개 교단 대표와 김진표 민주당 의원, 기재부 및 국세청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글=김동우 구자창 기자 love@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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