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 잠잠·美는 대화 손짓… ‘북핵 국면’ 변화 조짐 기사의 사진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도발 중단 두 달… 北·美 협상으로 이어질까

연내 핵·ICBM 도발 없다면
대화 국면으로 흐름 바뀔 것 정부
“낙관·비관도 어렵다”

中, 조만간 고위급 北 파견
조셉 윤 방한도 중요 변수

“국면전환 얘기 이르다” 반론도


도발과 제재의 악순환이 계속되던 북핵 국면에 미세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생결단식 대결을 불사하던 북한과 미국이 최근 서로 주고받듯 메시지 ‘톤’을 조절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지난 9월 15일 이후 도발을 중단하고, 미국에서도 연달아 ‘대북 대화론’이 흘러나오면서 북·미 간 의미 있는 접촉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이런 유화적인 흐름을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때까지 이어가면 북핵 문제의 전환점이 마련될 것이란 기대 섞인 관측도 내놓고 있다. 정부는 “지금은 지나친 낙관도, 비관도 모두 경계할 때”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고조됐던 한반도 긴장은 최근 많이 누그러졌다.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한국 국회연설에서 가장 민감한 체제와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건드렸는데도 예상외로 절제된 반응을 내놨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 연설 사흘 만인 11일 “우리 국가를 악마화했다”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했으나, 예상보다는 반발의 강도가 높지 않았다. 통일부는 13일 정례브리핑에서 “군사적 대응조치 위협이 없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인신 비방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도 대북 대화가 언급되는 횟수가 잦아졌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달 30일 미국외교협회 행사에서 ‘북한의 60일간 도발 중단은 대북 대화 재개의 신호’라고 언급했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이를 긍정 평가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북한은 도발 중단을 이어가야 하고, 노선 전환의 분명한 신호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번 북·미 간 물밑접촉이 수포로 돌아가면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할 것이고,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재개할 것”이라며 “지금이 북핵 협상으로 가기 위한 적기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올해 말까지 북한이 도발하지 않으면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흐름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중국은 조만간 북한에 고위급 대표단을 보내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2기 국정방향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 대표단이 북한에 대화 의사를 타진하는 메신저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와 함께 윤 대표는 오는 16일 서울에서 열리는 ‘동북아 평화협력 플랫폼’ 참석차 14일 방한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북한의 도발 중단 상황을 분석하고 대북 대화 가능성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몇 가지 움직임만으로 국면 전환을 얘기하기는 이르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대화를 위한 북·미 간 조건이나 목표가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접점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신각수 전 외교부 차관은 “북·미 간 대화 채널이 유지되는 것과 협상이 시작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북한은 핵·미사일 완성을 위해 자신들의 스케줄대로 움직여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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