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진짜 ‘장애인車’ 맞나… 배로 힘든 장애인구역 주차단속 기사의 사진
서울 구로구의 한 건물 앞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에 13일 등록되지 않은 차량이 불법주차해 있다. 구로구청과 한국지체장애인연합회는 다음달 5일까지 합동단속을 벌인다. 서영희 기자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회색 스타렉스 차가 서 있었다. 앞유리에는 장애인자동차 표지가 없다. 13일 서울 구로구 한화비즈메트로 실외주차장. 구로구청과 한국지체장애인연합회 직원 5명이 장애인 주차구역을 단속하러 나왔다. 모두 8대가 댈 수 있는 장애인 주차구역에 6대의 차가 있었다. 2대가 단속 대상이었다.

스타렉스에 ‘과태료 부과대상 자동차 통지서’라고 빨간 글씨로 쓰인 종이를 붙였다. 2분도 채 안돼 차량 주인이 나타났다.

“잠깐 물건 내리느라 2∼3분 주차해뒀는데….”

화장품 판매업자인 40대 초반의 남성은 허탈한 표정으로 통지서를 보더니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인지 몰랐다”며 “잘못이긴 하지만 납품하는 물건을 차에서 내리려면 입구랑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한다”고 변명했다.

이날 단속을 맡은 최용일 구로구청 사회복지과 장애인복지팀 주무관은 차량 앞유리부터 확인했다. 사진도 찍었다. 적발되고 나면 “표지가 붙어있었다”고 우기는 사람이 가끔 있기 때문이다. 표지가 없어도 실제 장애인 차량인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다시 한번 확인한다.

또 다른 불법주차 차량의 주인도 나타났다. “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차를 댔느냐”는 질문에 한마디 대답 없이 차를 타고 사라졌다. 단속하는 사이 뒤편에 주차돼 있던 차량 두 대는 재빨리 차를 뺐다. 슬그머니 들어오던 흰색 차량도 황급히 진로를 바꿔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단속반은 인근 백화점 지하주차장으로 옮겨갔다. 장애인 주차구역 6개 자리 중 3곳에 차가 서 있었다. 그 중 한 승용차에 표지가 없었다. 가끔 표지가 있어도 단속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다. 최 주무관은 “단속을 하다보면 돌아가신 부모님이나 친인척이 등록한 표지를 사망 후에 반납하지 않고 부정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탑승자가 있으면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고 “다음부터 주의해 달라”며 계도한다.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 장애인단체가 함께하는 이번 합동점검은 이날부터 다음달 5일까지 한 달간 진행된다. 2014년부터 매년 상·하반기에 실시되는 점검은 2014년 2319건(과태료 2억1800만원), 2015년 943건(7200만원), 지난해 1032건(1억2200만원)을 단속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202건(3400만원)이었다.

장애인 주차구역 불법주차는 과태료 10만원, 주차표지를 붙이지 않고 주차를 방해하는 차는 50만원, 주차표지를 위·변조하거나 부정사용한 차량은 200만원이 부과된다.

글=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사진=서영희 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