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의 학부생 교육이 위기라고 서울대 교수들이 스스로 진단했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13일 주최한 한 세미나에서 교수들은 서울대의 교육이 수십년 동안 사회 변화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서울대 위기론’을 내놓았다. 이들이 쏟아낸 교육 현장에서의 느낀 점은 생생하다. 수업 방식이나 과제·시험이 수십년 동안 변하지 않았고, 학생들의 목표는 오직 학점만 잘 받는 것이며, 여전히 숙제나 리포트를 베끼고 있다고 했다. 또 교수 말을 달달 외우기만 하는 게 서울대 교육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대의 위기는 한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실한 교육시스템은 우리 대학교육의 전반적 현상이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 교육 방식이나 질 저하에 대해 우려가 제기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가 지난달 발표한 2018 세계대학평가에서 100위 안에 든 한국 대학은 없다. 서울대가 123위, KAIST가 198위다. 아시아권 중 싱가포르대, 도쿄대, 베이징대 등 5개 대학이 100위 안에 있다. 대학 평가가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우리 대학교육이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점점 밀리고 있다는 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하버드대와 MIT가 함께 만든 에드엑스나 유다시티 같은 플랫폼을 통해 세계 최고 명문대 교수들의 강의를 온라인대중공개강연(무크)으로 수강할 수 있는 시대다. 이런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수강자들을 끌어모으고 있고, 석사 학위도 가능하다. MIT의 어떤 수학 강좌는 이미 300만명 넘게 들었을 정도로 고등교육의 진화는 눈이 부실 정도다. 한데 교육 방식과 형태가 수십년째 똑같은 대학이라면 과연 4차 산업시대에 생존할 수 있을까. 학생에게 변화를 요구하기 전에 교수들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한 교수의 지적은 정확하다. 대학 교육의 변화는 역시 교수들로부터 시작돼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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