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상납 혐의로… 朴정부 국정원장 3명 모두 구속 위기 기사의 사진
긴급체포된 이병기 전 국가정보원장이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받기 위해 호송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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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이병기 조사 중 긴급 체포

남재준·이병호 前 국정원장
뇌물공여 등 혐의 영장 청구

조만간 朴 직접 조사 계획


검찰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40억여원을 빼내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로 박근혜정부 시절 국정원장 3명을 전원 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정보 권력의 정점에 섰던 국정원장 출신 3명이 동시에 구속 문턱에 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14일 이병기 전 국정원장을 긴급체포하고 남재준·이병호 전 국정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국정원장 특활비 40억여원을 박 전 대통령 측에 뇌물로 상납해 국고에 손실을 끼친 혐의(특가법상 국고손실 및 뇌물공여)를 받고 있다.

박근혜정부 초대 국정원장인 남 전 원장은 2013년 5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월 5000만원을 청와대에 올려 보냈다. 남 전 원장은 화이트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현대·기아차그룹을 압박해 대한민국재향경우회 산하 영리 법인인 경안흥업에 26억원치 일감을 몰아주게 한 혐의(국정원법상 직권남용)도 받고 있다. 검찰은 남 전 원장이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재판 방해 공작에도 개입한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할 방침이다.

지난 정부 마지막 국정원장인 이병호 전 원장은 청와대가 지난해 4·13총선에 앞서 ‘진박’(진실한 친박)을 판별하기 위해 실시한 불법 여론조사 비용 5억원을 국정원 자금으로 대납한 혐의(국정원법상 정치관여)를 받고 있다. 현기환·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에게 매달 300만∼500만원씩 상납했다는 의혹에는 검찰이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박근혜정부 국정원장 중 마지막으로 소환해 조사하던 이병기 전 원장을 이날 새벽 3시쯤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이병기 전 원장을 상대로 청와대 상납금을 매달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린 경위를 캐물었다. 이병기 전 원장은 2014년 7월부터 2015년 2월까지 국정원장을 지낸 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영전했다. 검찰은 상납금 인상 경위와 비서실장으로 영전하는 과정을 연결해 특활비의 대가성 여부를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가 상납 사실을 대체로 시인하면서도 초조하고 답답한 감정을 숨기지 못하자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으로부터 ‘박 전 대통령 지시로 국정원 돈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전직 국정원장 3명도 ‘박 전 대통령이 요구해서 돈을 올려 보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특활비 상납 사건의 총책임자로 지목된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할 계획이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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