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과세 오해와 진실] 과세당국 “종교단체서 정하는 종교활동비 비과세 검토”

<6> 정부·교계 두 차례 간담회… 무슨 얘기 오갔나

[종교인 과세 오해와 진실] 과세당국 “종교단체서 정하는 종교활동비 비과세 검토” 기사의 사진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가운데) 주재로 1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 열린 종교인 소득 과세 긴급 간담회에 참석한 기독교계, 불교계 등 종교인들이 질의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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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과세 시행이 한 달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과세 당국과 종교계 간 막판 협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14일 오전과 오후 잇따라 간담회를 열고 종교인 과세 시행에 따른 조세마찰을 줄이기 위한 ‘처벌 유예’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그간 준비가 부족하다는 종교계 지적을 사실상 인정하면서도 내년 시행이라는 명분을 철회할 수 없는 정부의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과세 당국과 ‘한국교회와 종교 간 협력을 위한 특별위원회’(특별위) 간 열린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종교인 과세 시행을 준비할 유예 기간을 달라는 주장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위 측은 “종교인 과세는 일정 기간 유예해야 한다”며 “유예가 도저히 불가능하다면 과세를 전면적으로 시행하지 말고 그 대상을 한정해 일정 기간 시범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유예는 검토하지 않았다”면서도 “종교인 과세를 시행하면서 시범 시행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일정 기간 처벌하지 않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교단체에 대한 세무조사를 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명문화하자는 특별위 측 요구는 좀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특별위는 “탈세 관련 제보가 있으면 해당 제보를 교단과 종단에 이첩해 국세청과 사전 합의한 과세기준에 맞춰 자진신고·납부토록 해야 한다”며 “세무공무원이 개별 교회나 사찰 등을 세무조사하는 일이 없도록 훈령 등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 측은 “규정에 명문화할 경우, ‘왜 종교인에 대해서만 특별 대우하느냐’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역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탈세 제보가 들어왔을 경우, 정중하게 설명하고 종교단체에 소명 기회를 줄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종교인 소득 범위를 한정하는 부분에서는 기재부가 새로운 안을 제시했다. 임재현 기재부 소득법인세정책관은 “생활비에만 과세하겠다고 하면 집행 과정에서 어느 부분이 종교활동비 등인지를 알 수 없기에 당연히 마찰이 생긴다”며 “교단이나 교회의 의사결정기구에서 기준에 따라 지급하는 종교활동비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는 것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준에 따른 목회활동비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을 것을 시행령에 명시하겠다”며 “이를 논의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합의를 어떻게 문서화할지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 소강석 특별위 공동위원장은 “기재부에서 최소한의 매뉴얼이 나와야 조율이 되는데 아무것도 없는 채로 시간이 흐르고 있다”며 “종교단체에 대해 세무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과 종교인 순수소득에만 과세하겠다는 것을 시행령 등에 명문화해 달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차관은 “시행령을 만들면 시행령 자체가 문서”라며 “시행령에 담을 내용을 이번 주중으로 보내겠다”고 답했다. 기재부 측은 “다음 주 정도에는 세부적인 방안을 마련해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종교활동에 드는 비용은 증빙을 요구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대답했다.

오후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는 종교인 과세 시행을 위한 완충지대 역할을 할 정부와 종교계 간 협의체 마련이 요구됐다. 정서영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은 “정부와 교계 간 협의체가 없는 게 문제”라며 “이를 위해서는 1년 유예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은 “사소한 항목에 이견이 있어 세무조사를 하면 기부액 등을 누가 냈는지 등을 다 추적할 수 있다”며 “이런 것들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과세 당국과 종교계 간 완충지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재부가 제출한 종교인 세부 과세기준안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이 의원은 “다른 종단은 ‘보시’ 등 공통안이 2∼3개뿐인데 기독교만 많은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임 정책관은 “세부기준안의 모든 항목에 대해 과세하겠다는 게 아니기에 오해”라고 답했다.

오전 간담회에서는 엄기호(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정서영(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특별위 권태진 대표위원장, 소강석 공동위원장, 서헌제 전문위원장 등과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송태섭 김수읍 부회장, 기재부 고형권 1차관, 임재현 소득법인세정책관, 김종옥 소득세제과장, 국세청 유재철 법인납세국장, 이응봉 원천세과장 등이 참석했다.

글=김동우 구자창 이현우 기자 love@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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