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종교인 과세, 시범시행처럼 처벌 않도록 노력”

교계 특별위-과세당국 간담회

“종교인 과세 시범시행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규정을 어겼다고 처벌하는 일은 없게 시행과정에서 노력하겠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교계의 종교인 과세 유예 요구에 대해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기재부와 국세청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열린 ‘한국교회와 종교 간 협력을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와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고 차관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종교인 과세 시행은 하되 처벌은 유예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처벌도 그렇고 제도도 현실에 맞지 않으면 보완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종교 활동 자체에 지장을 초래하면 안 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 “당회 등 의사결정기구에서 승인하고 그 기준에 따라 지급하는 종교 활동비에 대해 과세하지 않는 걸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별위 공동위원장인 소강석 목사도 “연착륙이 안 되더라도 기재부가 열심히 노력해서 조세 마찰을 줄이는 범위에서 준비한다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느냐”며 내년 시행의 불가피성을 수용하는 입장을 밝혔다.

특별위는 사례비와 생활비 등 종교인 ‘순수 소득’만을 과세할 것과 종교단체에 대한 세무조사를 포함하지 않는 내용을 소득세법 시행령 등에 명시해 오는 18일까지 문서화해달라고 기재부에 요청했다. 소 목사는 “교회는 11월 중 예·결산이 모두 끝나는데 정부는 아무런 확정 없이 구두약속만 한 상태”라며 “말로만 걱정하지 말라 할 것이 아니라 문서화해야 우리가 대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고 차관은 “교계 의견을 정리해 곧 입법예고할 시행령에 반영하겠다”며 “주말까지 문서로 내용을 보내겠다”고 비공개 간담회에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차관은 또 “무분별한 세무조사 방지를 위해 국세청 훈령 등을 개정한다는 뜻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꼭 그런 건 아니고 얘기를 듣고 검토해 시행령 발표할 때 확정해서 말하겠다”고 확답을 피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종교인 과세 유예 법안 심의가 곧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재부는 종교계 설득을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는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 주재로 종교인 과세 공개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 이후 고 차관은 이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종단별로 차이를 두지 않고 생활비나 상여금 등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급여 형식의 금액에 대해서만 단순화시킨 과세 방안(기준안)을 제시하기로 했다”며 “세무조사는 종교 사찰로 오인 받지 않도록 사전협의로 시정하게끔 지도하는 등의 중간 절차를 두는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고 이 의원이 전했다.

김동우 구자창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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