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영석] 93세 대통령의 노욕 기사의 사진
1924년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 남서부의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났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수학한 뒤 흑인 계몽운동을 벌였다. 이후 영국으로부터의 조국 독립을 위해 무장 투쟁에 나섰다. 11년간 투옥됐다. 80년 독립 이후 총리에 올랐다. 집권 초기 마오쩌둥식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교육기회 확대 등으로 인기를 누렸다. 87년 총리제 폐지 후 대통령이 되면서 달라졌다. 정치 탄압과 인권 침해가 이어졌다. 국민 4분의 3이 절대 빈곤층인 짐바브웨의 대통령 로버트 무가베다. 현존하는 최장기 최장수 독재자다.

무가베는 첫 번째 부인 투병 중 여비서 그레이스 무가베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 부인 사망 뒤 결혼할 당시 무가베는 63세, 그녀는 22세였다. 국민들은 명품 쇼핑광인 그녀를 ‘구찌 그레이스’라고 한다. 올 초 결혼 21주년 기념으로 주문한 14억원 가치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제때 조달하지 못한 보석상을 고소했다. 아들은 6600만원짜리 롤렉스 시계에 최고급 샴페인을 붓는 동영상을 올렸다. 자금원은 무가베가 비밀리 운영해온 다이아몬드 광산이다. 150억 달러(17조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한다.

북한과도 특별했다. 김일성의 요청에 88올림픽 남북공동개최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2010년 김정일에겐 북한판 노아의 방주를 선물하려 했다. 짐바브웨 동물원의 야생동물 한 쌍씩을 북한에 보내려 한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인 2014년 500만 달러를 들여 자신의 동상을 북한에서 만들었다.

무가베는 최근 차기 대통령 후보였던 부통령을 경질했다. 그레이스에게 대권을 물려주기 위함이다. 그녀를 부통령으로 세워 자신이 사망할 경우 승계토록 하는 플랜이었다. 영부인 세습 통치다. 군부가 막고 나섰다. 지난 15일 무가베 사저 주변에서 총성이 울려 퍼졌다. 37년 철권통치의 끝이 보인다. 93세 대통령의 노욕이 빚은 말로다. 부자 세습을 통해 70년 넘게 북한을 지배해온 김씨 일가의 최후도 그리 안전해 보이지는 않는다.

글=김영석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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