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 “끊임없이 새로워야… 인기는 머물지 않는 것” [인터뷰] 기사의 사진
사극 영화 ‘창궐’ 촬영 때문에 머리와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채 ‘꾼’ 홍보에 나선 현빈. “다들 빨리 자르라더라”며 머쓱해하던 그는 “‘꾼’이 잘 되면 올해를 잘 마무리하는 데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쇼박스 제공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흔히 떠올리는 배우 현빈(본명 김태평·35)의 이미지는 이렇다. 빈틈을 찾기 어려울 만큼 바르고 진중한 젠틀맨. 실제 성격이 그렇기도 하거니와 재벌로 자주 등장했던 드라마의 영향이 크다. 한데 최근작들에선 좀 다르다. 보란 듯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올 초 ‘공조’(감독 김성훈)에서 북한 특수부대 출신 형사 역으로 강렬한 액션을 선보인 그가 불과 몇 개월 만에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돌아왔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꾼’(감독 장창원)에서 사기꾼들을 골라 속이는 지능형 사기꾼 황지성을 연기했다.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능청꾸러기. ‘현빈에게 이런 면이?’ 싶을 만한 파격이다.

“(저에 대한) 고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계속 다른 장르의 작품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공조’ 때 ‘얘가 액션을 이만큼 해?’라는 칭찬을 들은 것처럼 꾸준히 새로움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조’에서 절제되고 딱딱한 이미지였다면 ‘꾼’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예요. 저는 그거면 될 것 같은데요(웃음).”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현빈은 ‘꾼’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반전 요소들이 너무 재미있더라. 각기 다른 매력의 캐릭터들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호흡도 좋았다. 특히 극 중 사기를 치는 명분이 확실히 갖춰져 있다는 점에 끌렸다”고 말했다.

‘꾼’은 거액의 돈을 빼돌려 사라져버린 희대의 사기꾼 장두칠(허성태)을 잡기 위해 검사(유지태)와 사기꾼들(현빈 배성우 나나 안세하)이 손을 잡고 벌이는 은밀한 작전을 그린다. 한 팀을 이뤘으나 실상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인물들이 서로 속고 속이는 과정에서 쉴 새 없는 반전이 일어난다.

판을 짜고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맡은 현빈은 관객마저 감쪽같이 속여야 했다. 그러기 위해 특수분장부터 목소리 변조까지 철저한 준비를 해나갔다. 대사를 칠 때도 주어진 상황에 따라 미세하게 변주했다. “가장 중요한 건 ‘튀면 안 된다’는 거였어요. 그래야 의심을 사지 않을 테니까요.”

최근의 작품 선택은 과거와 사뭇 차이가 있어 보인다. 오락성 강한 장르물이 주를 이룬다. 그는 “20대 때는 메시지가 있고 여운이 남는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요즘은 ‘관객들이 두 시간만이라도 머리 쓰지 않고 편하게 (영화를) 보고 싶어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더라”고 털어놨다.

현빈의 15년 연기 인생은 그야말로 찬란했다. 남들은 한 번 겪기도 힘든 신드롬이 두 차례나 찾아왔다. ‘내 이름은 김삼순’(MBC·2005) ‘시크릿 가든’(SBS·2010)은 여전히 그의 ‘인생작’으로 꼽힌다. 현빈은 그러나 매번 동요치 않고 제 길을 걸었다.

“제 답답한 성격 때문인 것 같아요(웃음). 앞을 먼저 본 거죠. 인기는 언젠가 없어질 것이란 걸 알았기에 마음껏 누리지 못한 것 같아요. 실제로 그렇잖아요. 금방 시들죠. 인기의 여운이 정체되는 시간도 점점 짧아지는 것 같고요.”

현빈은 “요즘 즐겁게 일하고 있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쉼 없는 작품 활동이 이를 증명한다. 차기작 ‘협상’ 크랭크업 이후 현재 ‘창궐’ 촬영 중이다. “타이밍이 잘 맞았어요. 마음에 드는 작품을 찾기 쉽지 않은데, 희한하게 하고 싶은 게 계속 있네요.” 결혼 생각은 없느냐는 물음엔 역시 그다운 대답이 돌아왔다. “아직 제 일 같지 않아요. 단순해요.”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