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과세 오해와 진실] “중국·중동 등 해외선교비 사용내역 외부 유출 가능성 낮아”

<7> 정부기관·세무사 등 전문가에게 묻다 <하>

[종교인 과세 오해와 진실] “중국·중동 등 해외선교비 사용내역 외부 유출 가능성 낮아” 기사의 사진
정부가 강행 추진 중인 종교인 과세 내년 시행 날짜가 다가오고 있지만 종교인들의 궁금증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민일보가 지난달 25일 서울지방국세청 설명회 참석자들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목회활동의 특수성에서 비롯된 다양한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4대 보험 가입 문제 등(국민일보 2017년 11월 8일자 32면 참조)을 다룬 데 이어 해외선교비와 목회자 이중직 등 직면한 문제점들을 짚어봤다.

목회자들은 중국이나 중동 등 공개적으로 선교할 수 없는 지역에 보낸 해외선교지원비가 대외적으로 유출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해외선교지원비에 대한 과세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선교활동이 드러나 선교사들이 불이익을 당할지 모른다는 걱정이다.

세무사와 교계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해외선교비 지원은 소속 단체로부터 받는 경우와 다른 단체로부터 받는 경우로 나눠 판단할 것을 조언했다. 우선 다른 단체로부터 받는 경우 선교사가 어떤 명목으로 얼마를 사용했든 과세하겠다는 것이 기획재정부 입장이다. 한 세무사는 21일 “지급명세서와 원천징수영수증, 종합소득신고서에는 누가 누구로부터 얼마를 받았는지만 표시하기에 용처가 드러날 우려가 없다”며 “전부 과세하는 경우 별도의 증빙이 필요 없기에 비밀보장 문제가 처음부터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선교사가 소속 단체를 위해 실제 지출한 비용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이 경우 증빙 자료를 갖춰야 하며, 당국이 어느 나라에서 얼마만큼 사용했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납세 정보를 제3자에게 공개하지는 않기 때문에 비밀 보장이 안 될 것이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선교단체들은 너무 걱정할 필요 없이 상황별로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조용중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사무총장은 “일선 선교사들은 소득 신고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부족해 보안 문제에 불안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선교비 내역이 제3자에게 노출돼 해당 국가로부터 역추적 가능성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상철 한국선교연구원장은 “국세청 신고 내역이 외부에 유출되지 않는 한 큰 문제가 생기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받은 월급을 교회에 헌금할 경우 과세는 어떻게 적용되는지 궁금해하는 목회자도 있었다. 대다수 목회자가 목회활동비나 생활비 중 상당수를 십일조와 감사헌금 등으로 다시 소속 교회나 선교단체 등에 낸다. 이때는 산출세액에서 기부금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소속 기관으로부터 기부금영수증을 받아 국세청에 신고해야 한다.

목회자에게 사택이나 관용차를 제공할 경우 유지 및 관리비가 과세 대상인지를 묻는 질문도 있었다. 기재부의 세부과세기준안에 따르면 종교단체가 직접 소유·임차해 제공하는 사택은 비과세 대상이다. 종교단체의 소유 차량을 종교활동에 사용할 때도 유류비 등이 과세에서 제외된다. 다만 종교인 개인소유 차량의 유지·관리비나 종교인이 직접 임차한 사택 등은 과세될 것으로 보인다.

생계문제로 이중직을 가진 경우도 관심사다. 교단별로 목회자의 이중직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자칫 과세 과정에서 이중직 문제가 드러날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령 생활비를 벌기 위해 택배 기사나 택시 기사 등의 활동으로 얻은 소득은 종교인소득이 아니라 일반소득으로 과세한다. 한 교단 관계자는 “종교인 과세가 시행되더라도 국가에 납세 신고를 하기 때문에 이중직 여부가 외부에 공개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목사의 이중직이 제한된 경우가 많긴 하지만 종교인 과세를 계기로 생존 문제가 달린 미자립교회 목회자가 다른 일을 하는 것까지 문제 삼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단이나 교계 차원에서 종교인 과세 시행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목회자가 많았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을 대표해 종교인 과세 관련 의견창구 역할을 맡은 ‘한국 교회와 종교 간 협력을 위한 특별위원회’(특별위) 관계자는 “종교계와 기재부가 협의한 과세 매뉴얼 등이 없기에 교단 차원의 설명회 등을 준비하기가 힘들 수밖에 없다”며 “현재 내용만이라도 전국 광역 시·도별로 공동 설명회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기재부는 묵묵부답”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과 대신, 고신 등 일부 교단만이 전국적인 설명회를 진행 중이다.

김동우 구자창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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