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人터뷰] 김영록 장관 “AI, 눈에 안보이는 바이러스와의 전쟁… 반드시 이길 것” 기사의 사진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농식품부 서울사무소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농가소득 늘리기 등 농정 개혁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김지훈 기자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일복을 타고난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장관이 되자마자 살충제 계란 사태가 터지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고병원성 AI 발생을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싸우는 전쟁”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농가와 힘을 합쳐 이 싸움을 반드시 이겨 내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AI가 인수공통 질병이라는 어려움이 있지만 계속 백신을 연구·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AI 긴급백신을 도입할 수 있는 체제는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때 농업 분야를 추가 개방하는 문제에 대해 단호하게 “더 이상 양보는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농업 분야만 놓고 보면 한·미 FTA로 이익을 보는 쪽은 미국”이라며 “쌀은 물론이고 다른 농작물의 추가 개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농식품부 서울사무소에서 가진 국민일보와 인터뷰 내내 김 장관은 농업을 바라보는 깊은 애정과 걱정을 드러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초동대처가 중요한데 이번에는 과거보다 하루 정도 빨리 대응했다.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발 빠르게 초동대처한 점을 잘했다고 평가했다. AI가 평창 동계올림픽에 악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는 게 철칙이다. 국가가 방역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별 농가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경찰이 철새를 다 쫓아낼 수 없지 않느냐.”

-농가가 AI로 고통 받고 있지만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따른 어려움도 크다.

“농업계 의견을 반영해 농수축산물에 대한 청탁금지법 선물 가능액을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공식 요청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농축수산물이 50% 이상 들어간 가공식품까지 포함될 것으로 기대한다. 내년 설 이전까지 개선될 것이다. 위축된 소비심리를 풀기 위해서라도 조속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

-농업계의 한·미 FTA 재협상 반발이 거세다.

“미국 농업계는 한·미 FTA 절대 폐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지금도 농업분야는 매년 7조원 안팎의 무역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는 것뿐만 아니라 이번 기회에 오히려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쌀값이 안정됐다. 쌀은 우리 농업의 핵심인데 쌀값 안정 등 쌀 대책을 어떻게 세우고 있나.

“쌀값 안정은 농업 정책의 기본 중 기본이다. 첫째는 쌀 직불금 우선지급 문제를 해결했다. 쌀값이 떨어진다고 어떻게 농민들에게 이미 받은 직불금을 토해내라고 할 수 있느냐. 둘째는 쌀값문제인데, 올해 1가마니(80㎏)당 15만2000원까지 올랐다. 비단 올해뿐만 아니라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쌀 정책이 필요하다. 내년에 쌀 생산조정제를 실시해야 하고, 공익형으로 직불금 제도 개편도 필요하다. 장관으로 있을 동안 쌀은 확실히 잡고 갈 생각이다.”

-문재인정부의 근로자 소득증대 방안에 맞춰 농가 소득도 늘어야 한다.

“제일 어려운 질문이다. 농업소득은 수년째 답보상태다. 농협중앙회에서 농가 소득 연간 5000만원이라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나는 어떤 슬로건보다 우리 농업의 기반부터 튼튼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득도 중요하지만 농민이 농작물가격 폭락 걱정 없이 마음 놓고 생산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귀농·귀촌은 농업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라고 생각된다.

“젊은층이 농촌에 와야 농업이 산다. 포커스는 젊은 농업인 육성이다. 내년에 처음으로 청년영농창업지원제를 도입해 1500명의 청년에게 매월 100만원을 지원해주려는 것도 이런 취지다. 농업경영주의 평균연령이 66세다. 최소 50대까지 낮춰야 한다. 귀농은 혼자 내려갔을 때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래서 청년 창농 시에는 3∼4명씩 팀을 이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지원해줄 생각이다.”

-농정개혁.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 생각인가.

“현장중심의 농정개혁이 중요하다. 현장에 가보면 이러저런 고초가 있다. 예를 들어 재해 보험료가 지역에 따라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농민들이 원해서 재해가 난 것도 아닌데 10배는 너무 심하다. 농민조직인 농협을 중심으로 농민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려고 한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도 잘하고 있다. 내가 장관으로 있을 동안만큼은 이런저런 농민의 아픔을 보듬어주면서 농식품부가 기획재정부를 뛰어넘는 1등 부처로 키우려 한다.”

김영록 장관은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중앙과 지방을 아우르는 폭넓은 행정경험을 갖고 있다. 행시 21회 출신으로 완도군수와 전남 행정부지사를 역임했다. 이후 18·19대 국회의원을 역임하면서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위원 및 간사로 활동했다. 농식품부 조직과 업무에 대한 뛰어난 이해도를 바탕으로 살충제 계란 파동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에 적기에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55년 전남 완도 △광주제일고 △건국대 행정학과 △미국 시라큐스대 행정학 석사 △행시 21회 △강진·완도군수 △행정자치부 홍보관리관 △전라남도 행정부지사 △제18·19대 국회의원(전남 해남·완도·진도군) △민주통합당 원내부대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이성규 안규영 기자 zhibago@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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