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준동] 전자담배 기사의 사진
‘덜 해롭고 냄새도 없다.’ 한 전자담배 제조회사의 광고 문구다.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략은 적중한 듯하다. 주위를 둘러보면 일반담배에서 전자담배로 갈아타는 애연가들이 많아졌다. 냄새가 안 난다며 금연지역에서 피우는 흡연자들도 눈에 띈다.

이는 수치로도 여실히 드러난다. 세수 산정의 기준이 되는 전자담배 반출량을 보면 4월 10만갑에 불과했지만 7월에는 960만갑이 됐고, 10월에는 2070만갑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일반담배 판매량이 작년보다 약 1억4600만갑 줄어든 것과 비교된다. 반출량 증가에 따라 전자담배 세수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4월 1억7000만원에 그쳤던 세수는 8월에는 302억7000만원, 9월에는 350억원이 걷혔고, 10월에는 360억원을 기록했다. 7개월간 걷힌 세수는 1250억8000만원이다. 전자담배 세수를 일반담배의 90% 수준으로 올리는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이달부터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기준 7400억원으로 추산될 정도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타고 있는 전자담배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중국의 기업인 루옌이 2003년 개발했다. 카트리지에 들어 있는 니코틴 용액을 수증기 상태로 만들어 들이마시도록 해 흡연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전자담배가 유통된 지 14년이 흘렀지만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제조사들은 카트리지의 니코틴 양을 차츰 줄여가는 원리로 담배를 끊을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하지만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연구진은 전자담배와 금연은 아무 연관성이 없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유해 논란이 증폭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다거나 유해 성분이 덜 배출된다는 어떠한 근거도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국내에서는 전자담배의 유해성에 관한 분석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8월 뒤늦게 분석에 착수한 상황이다. 논란이 더 확대되기 전에 전자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데이터를 하루빨리 내놓아야 할 것이다. 과학적 분석 없이 막연히 전자담배의 위해성만 강조하면 설득력은 약할 수밖에 없다.

글=김준동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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