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이지현] 하나님의 타이밍 기사의 사진
우리는 하나님께 기도할 때 되도록 그 일이 곧바로 성취되거나 자신이 원하는 시점에 이뤄지길 바란다. 또는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시고 소명대로 그 길을 걸어가고 있지만 제자리를 걷는다고 생각될 때도 있고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만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의 뜻이 아닌가?” “나는 분명히 하나님의 뜻대로 순종했는데, 왜 나를 망하게 하실까?” “하나님은 왜 구하는 것을 한 번에 주시지 않을까”라고 원망하게 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타이밍과 하나님의 타이밍은 다르다. 내가 가진 인생 시간표와 하나님의 시간표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윗과 요셉 모세 등이 머물렀던 ‘광야의 시간’을 보면 그들의 타이밍과 하나님의 타이밍이 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린다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 모두 무엇인가 필요하고, 더 나아가 지금 당장 필요가 채워지길 원하기 때문이다. 미국 러시처치 유나이티드의 마르커스 길 목사는 칼럼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타이밍이 항상 우리의 타이밍과 같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의 타이밍에 만족해야 할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했다. 그 이유는 하나님은 시간의 창조주이시고, 실수하지 않으시며, 우리보다 우리를 더 잘 아신다는 것이다.

지금 그토록 원했던 일을 이루지 못한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하나님은 결코 실패하지 않으시며, 너무 늦지도, 너무 이르지도 않으시기 때문이다. 이런 하나님을 신뢰할 때 우린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나님을 신뢰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타이밍이 우리의 타이밍보다 완벽하다고 믿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 고난의 시간에 하나님의 부재를 느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가 시련을 이겨내기 위해 먼저 할 일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실수한 자신을 비난하고 책망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상처보다 자신이 헤집고 쑤시는 상처가 더 크고 깊다. “지금까지 잘해 왔잖아” “이번엔 못했지만 다시 도전해야지”라며 스스로 격려하면 용기가 생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연기되는 혼란 속에서 시험을 치러낸 수험생들, 고군분투하지만 여전히 미래가 불안한 청년들, 호기롭게 자영업에 도전했으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퇴 가장들…. 처음엔 누구나 서툴고 힘들다고, 청춘은 좌절과 시련을 그림자처럼 안고 사는 거라고 말하지만 좀처럼 위로가 안 된다. 열심히 오래 기도해 왔지만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아 낙심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그동안 고투가 결코 의미 없는 것이 아니며,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는 데 필요한 요소라고 말하지만 그것도 쉽게 위로가 되지 않는다.

단지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약속을 기억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전쟁, 기아, 홍수, 지진 심지어 폭풍 가운데도 우리와 함께하시며, 우리를 고아와 같이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약속하셨다(요 14:18). 종종 하나님은 마지막 순간까지 기다리신다. 그러나 일단 그분께서 일하기 시작하시면 변화의 시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찾아올 수도 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져 버렸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영성가 오스왈드 챔버스의 권면을 전하고 싶다. “어떤 성도에게 비전을 주실 때마다 하나님은 그 성도를, 이를테면 당신의 손 그림자로 가려두신다. 그 성도의 의무는 잠잠히 귀 기울이는 일뿐이다. 하나님의 비전에 뒤이어 어둠이 따라올 때 그분의 타이밍을 잠잠히 기다리면 비전이 곧 실현돼 갈 것이다. 하지만 그리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사역을 배제시키려 드는 것이나 다름없다.”(‘갈길을 몰라도’ 중에서)

우리는 모두 견실한 나무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작은 씨앗이다. 지금은 아주 작지만 그 속에 무한한 가능성이 담긴 작은 씨앗이다. 앞으로 더 험난한 일들이 우리의 인생에 펼쳐질 것이다. 그 결과에 마음 졸이지 말고 하나님의 더 큰 계획을 기대해 보자. 한겨울의 차디찬 눈 속에서도 봄 햇살을 받고 아름다운 장미꽃은 피어날 것이다. 당신은 그 꽃의 유일한 씨앗이다.

이지현 종교기획부 선임기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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