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청년] 예수님 시선 닿는 곳 사진에 담는 ‘목사 작가’

사진작가 김연기씨

[예수청년] 예수님 시선 닿는 곳 사진에 담는 ‘목사 작가’ 기사의 사진
김연기 작가의 사진집 ‘그의 시선, 그의 위로 vol 1’에 실린 사진. 고층 건물이 만들어낸 십자가 형상의 하늘이 인상적이다. 김연기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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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가 되는 것만 생각했다. 그건 어머니의 간절한 바람이기도 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구하며 기도했다. 확신이 들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장로회신학대 기독교교육과에 입학했다. 대다수가 목회자가 되기 위해 모인 학교, 같은 꿈을 꾸는 동기와 선후배들 틈에서 김연기(35)씨는 이질감 따위는 느끼지 못했다. 목사가 되는 게 꿈이었으니까.

‘농어촌목회’ ‘대형교회의 강단’ ‘신학대 교수’ 등 세분화하면 학생들 목표는 다양했지만 그중 어딘가에 자신의 목적지도 있을 거라 확신했다. 3학년 때는 학과 회장을 할 만큼 활발히 학교생활을 했다. 수순에 따라 같은 학교 신학대학원에 입학했다.

전도사 사역을 시작했다. 현장에서의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신대원 졸업 후 마침내 목사 안수를 받았다. 서울과 수도권의 교회 몇 곳에서 전임 부목사로 사역을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어딘가에서 담임목회를 하는, 보편적인 목사의 길 위에 선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불편했다. 정확히 말하면 행복하지 않았다. 현실과 이상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이 컸다. 비합리적인 교계 모습에 입바른 소리를 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할 때가 대부분이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성도들을 상대하면서 본인 스스로가 너무 세상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 교회에서 사역하던 시기에 부모님께 좋지 못한 일이 생겼고, 제 건강에도 이상 신호가 왔어요. 힘든 일이 겹치니 사역을 이어가기가 어려웠습니다.”

무작정 교회를 떠났다. 신학생 때부터 14년간 걸어온 길을 뒤로하고 전혀 다른 꿈을 찾기로 했다. 그가 찾은 답은 ‘사진’이었다. “학부생 때부터 DSLR 카메라로 사진 찍는 게 취미였어요. 목회를 하면서도 막연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카메라를 잘 구경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사진을 선물로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죠. 사진을 찍을 때는 정말 행복하거든요.”

하지만 행복이 밥을 먹여주지는 않았다. 불확실한 앞날에 대해 두려움이 엄습했다. 교회사임 후 안부를 묻는 이들의 눈빛은 그 두려움을 더 배가시켰다. 그것을 피해 해외로 나가기로 결심했다. “실로 무모했죠. 아내와 당시 6개월이 채 안 된 아기도 있었고 수중에는 교회에서 받은 퇴직금 1000만원 정도가 전부였으니까요.”

목적지를 찾던 중 아내가 과거 잠깐 유학생활을 했던 대만으로 목적지를 정했다. 2015년 말 한국을 떠났다. 집을 구하는 것부터 문제였다. 임시 숙소를 잡아놓고 집을 구하던 중 사기를 당할 뻔하기도 했다. “전임사역자가 되면 교회에서 사택을 제공해주잖아요. 때문에 어떻게 집을 구하는지도 몰랐어요. ‘맨땅에 헤딩’한다는 마음으로 어학공부도, 일도 하나씩 해나가기로 다짐했습니다.”

대만에 혼자 여행 온 이들의 사진을 찍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단순히 사진을 찍는 걸 넘어 피사체가 된 이들과 서로의 삶과 고민을 나눴다. 원주민이 많이 있는 대만 남부로 가서 그곳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 나눠주기도 했다. “사진 한 장에 너무도 기뻐하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 제가 더 행복해지더군요.”

점차 지인이 생기면서 그들을 통해서 사진 찍을 기회도 늘어났다. 결혼식 사진을 찍기도 하고, 대만관광청에서 만드는 잡지에 실릴 풍경사진을 맡아 찍기도 했다. “사진작가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갔습니다. 자신감도 생기더군요.”

올봄, 그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자신을 걱정하는 시선에 당당히 맞설 용기가 생겼기 때문이다. 김씨가 경기도 고양시에 차린 자그마한 스튜디오에서 최근 그를 만났다. 그는 두 가지의 사진 작업을 한다. 먼저 웨딩스냅 사진 등 상업사진 촬영이다. 이는 그의 궁극적 목표인 ‘사진 나눔’을 위한 동력 마련 차원의 작업이다. 얼마 전 김씨는 ‘그의 시선, 그의 위로’라는 제목으로 사진집을 냈다. 그가 찍은 풍경과 각 풍경에 어울리는 성경구절을 담은 사진집은 이미 여러 사람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김씨는 중앙아시아로의 사진나눔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저를 ‘목가’(목사+작가)라고 불러요. 저는 그 말에 제 정체성이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의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려 합니다. 이 길 위에서도 하나님이 함께하실 것을 기대합니다.”

고양=이사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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