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예수님 성 중립적 호칭 권장 논란

스웨덴 루터교회, 남성 특정하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 등 표현 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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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루터교회는 지난 23일 하나님을 호칭할 때 성 중립적인 표현을 사용하라고 결정해 기독교계의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은 스웨덴 스톡홀름 세인트클라라교회 내부 전경. 픽사베이
스웨덴 국교회가 공식적으로 성직자들에게 ‘하늘에 계신 아버지’ ‘성부와 성자’ 등 하나님과 예수를 남성으로 특정하는 호칭을 지양하고 성 중립적인 호칭을 사용하라고 권장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스웨덴 루터교회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루터교 예배 교재를 수정하기 위해 8일간 회의를 진행한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24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스웨덴 루터교회는 내년 5월 20일부터 소속 성직자들이 예배를 시작할 때 기존의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대신 ‘하나님과 삼위일체의 이름으로’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예배 중 다양한 성 중립 표현들을 활용가능토록 했다.

스웨덴 루터교회 대변인 소피아 비데케는 “스웨덴교회는 하나님을 표현할 때 ‘He(남성의 3인칭 표현)’가 아닌 ‘God(신)’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기로 했다”며 “새로운 호칭에 대해 반대하는 성직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2013년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스웨덴교회 대주교가 된 안트예 약켈렌 주교는 스웨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하나님은 인간을 넘어서는 존재이기 때문에 특정한 성으로 규정될 수 없다”며 스웨덴교회의 결정을 두둔했다.

스웨덴교회의 이번 결정은 국내외적으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크리스터 팔름브라드 스웨덴 룬드 대학교 기독신학과 교수는 “스웨덴 교회가 기존 교리의 유산을 존중하지 않는 것처럼 비치게 하는 건 결코 현명한 일이 아니다”라며 “이번 결정은 삼위일체 교리를 약화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교회들과의 연대 가능성을 줄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한 영국교회 관계자는 “영국교회도 그동안 예배 중 남성적인 표현을 써 왔다”며 “일부 용어를 남녀를 포괄할 수 있는 단어로 교체 가능한지 알아 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영국교회의 경우 하나님에 대한 표현을 수정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교회의 결정에 대해 국내 신학자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이승구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과 교수는 “‘하나님 아버지’라는 호칭을 쓰지 않는 것은 성경의 표현 양식을 따르지 않는 것”이라며 “우리는 신학적 사유에 있어 성경 계시의 모든 양식을 그대로 받아야 한다”고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백소영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교수는 “호칭의 탈(脫)성화라는 스웨덴교회의 기본적 취지엔 동의하지만, 인격적 하나님을 고백할 수 있는 다양한 상징이 열릴 필요도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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