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한국교회 양대 장로교 신학대 수난시대… ‘개혁 안되면 졸업 거부’ ‘세습 반대 촛불기도회’

[현장] 한국교회 양대 장로교 신학대 수난시대… ‘개혁 안되면 졸업 거부’ ‘세습 반대 촛불기도회’ 기사의 사진
28일 기말고사가 치러지고 있는 경기도 용인 총신대 신학대학원 강의동이 학생들의 시험거부로 한산하다. 아래 사진은 지난 14일 서울 광진구 장로회신학대 미스바광장에서 장신대 학생 등 500여명이 촛불을 들고 ‘명성교회 세습 반대 기도회’를 열고 있는 모습. 국민일보DB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목회자 산실인 양대 장로교 신학교가 연일 시끄럽다.

신학교 총장 교체를 요구하며 시험과 졸업 거부 사태가 빚어지는가 하면 소속 교단을 대표하는 교회의 목회세습을 반대하는 집회까지 신학교 교정에서 이어지고 있다. 신학교와 교단의 건강성을 회복하자는 신학교 공동체의 집단행동에 교계가 주목하고 있다.

총신대(총장 김영우 목사)는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재학생들의 목소리가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오후 기말고사가 치러지는 경기도 용인 총신대 신학대학원 강의동엔 듬성듬성 빈자리가 보였다.

신대원 원우회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1주일 동안 8∼9개 과목 시험을 치러야 하지만 올해는 3과목만 시험일정이 공지됐다”고 설명했다. 3학년 신대원생 116명이 졸업을 거부하며 기말고사를 보지 않기로 결의했기 때문이다. 3학년 전체 인원 4분의 1에 달한다.

이날 시험을 치르지 않은 오정호(3학년) 전도사는 “지난 7일부터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며 “요즘엔 ‘총신대 정상화를 위한 기도집회’가 등교의 유일한 목적”이라고 전했다. 재학생들이 요구하는 총신대 정상화를 위한 해법의 최우선 순위는 김영우 총장 사퇴다.

총신대 정상화 문제는 지난 9월 소속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 때만해도 해결의 물꼬를 트는 듯했다. 하지만 총신대 재단이사회가 총회 이후 정관을 개정해 ‘예장합동 교단 산하 교육기관’이란 정체성을 없애려 한 것이 드러나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냉랭해졌다. 최근 예장합동 총회실행위원들은 현 상황을 비상사태로 천명하고 ‘총신대 재단이사들의 당회장직 정지’ 같은 초강수 압박을 가하는 등 사태가 심화되는 상황이다.

지난 27일 총신대 운영이사회가 김형국(경북 경산 하양교회) 목사를 제7대 총장으로 선출했지만, 김영우 총장 임기를 두고 운영이사회와 재단이사회의 주장이 엇갈려 취임 가능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총신대 신대원생과 교수들은 30일 교육부가 있는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정관 개정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열 예정이다.

장로회신학대는 소속 교단 내 명성교회의 세습 문제로 시끄럽다. 교단 목회자를 양성·배출하는 대표적인 교육 기관이기에 소속 교단의 최대 교회로 꼽히는 명성교회의 세습 문제를 좌시할 수 없다는 게 신학교 내부의 전반적 분위기다.

장신대 재학생과 동문들로 구성된 ‘통합목회자연대(가칭)’는 28일을 ‘제1차 명성교회 세습 반대의 날’로 정하고 입장발표 및 세습반대 기도회를 진행했다. 목회자연대에는 장로회신학대 학부 및 신대원 재학생과 동문 10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까지 20개 이상 기수의 신대원생 및 학부 재학·졸업생이 세습을 규탄하는 내용의 글을 학교 홈페이지 등에 게시했다.

장신대 교수들의 동참도 이어지고 있다. 김효숙(기독교교육) 박상진(기독교교육) 신옥수(조직신학) 등 다수의 교수들은 동문들이 발표한 세습반대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에는 평의회 소속 교수 55명이 관련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 발표에 동참한 한 신대원생은 29일 “대한예수교장로회는 개 교회와 각 노회를 아우르는 하나의 교회이며 더 나아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성도 전체가 교회”라며 “명성교회는 개 교회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교단 헌법을 준수하고 대한민국 사회 안에서 교회의 덕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용인=글·사진 최기영 기자, 이사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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