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과 삶] 리본 캠페인 기사의 사진
유방암 상징 ‘핑크 리본’
어느 야당 의원이 최근 ‘데이트폭력 방지 법률안’을 발의하고 보라색 리본을 배포했다. 지난달 신해철 3주기 행사에서는 추모객들이 보라색 리본을 달기도 했다. 또한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를 기리는 노랑 리본, 온라인에서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파랑 리본과 같이 색깔은 자기들만의 목소리를 내는 방식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좋은 사회는 구성원 모두가 만들어간다는 민주주의 의식에서 보자면 색깔 리본 캠페인은 나름대로 가치 있는 현상이라고 하겠다.

모든 유채색 중에서 가장 밝고 선명한 노랑 리본을 의사표현의 도구로 삼은 첫 계기는 분명하지 않다. 아마도 전쟁이나 감옥 혹은 사고 상황에 처한 사람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일에서 출발한 듯하다. 무엇보다도 눈에 잘 띄는 노랑이 간절함을 바라는 에너지가 강할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색깔은 저마다 사회적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주장하는 의미에 맞게 주로 뜻을 같이하는 단체에서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 특히 빨강과 파랑의 극단적 색채가 합쳐진 보라색은 다양한 상징이 가능해서 여러 캠페인에 활용된다. 그래서 보라색 리본은 인권보호, 소통과 공감, 양성 평등, 여성 혐오 없는 세상, 폭력 반대와 같은 캠페인에 등장한다.

색깔 리본 캠페인은 의료와관련된 분야에서 가장 흔하다.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퇴치하자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하고 확산시키는 수단으로 색깔 리본이 가장 유용하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빨강은 에이즈, 핑크는 유방암, 보라는 두통이나 자궁경부암, 파랑은 전립선암, 노랑은 폐암, 골드는 대장암, 초록은 우울증 등과 같이 캠페인 사례는 열 가지가 넘는다. 동일한 색상이 여러 질병을 상징하는 경우도 있어서 혼란을 줄 정도다. 생명을 다루는 의료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의욕이 너무 과한 탓이라고나 할까.

성기혁(경복대 교수·시각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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