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미국 백인 우월주의자가 언론에 보도된 뒤 일자리를 잃었고 조만간 집도 잃게 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0일 보도했다. 반면 후원금을 보내며 지지하는 사람도 생겨났다.

오하이오주 칼라일에 사는 토니 호베이터(29)는 자신뿐만 아니라 아내와 처남까지 직장에서 해고당했다고 WP에 말했다. 세 사람은 ‘571 그릴과 드래프트 하우스’라는 작은 식당에서 일해왔다. 호베이터는 더 이상 집세를 감당할 수 없게 된 데다 누군가가 자신들의 집 주소를 온라인에 공개했다며 재정과 안전 문제로 이사를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5일 ‘미국 심장부에 있는 증오의 소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평범한 백인 우월주의자 사례로 호베이터를 집중 조명했다. 이 기사에서 호베이터는 ‘옆집에 사는 나치 추종자’로 묘사됐다. NYT는 호베이터가 평소 공손하고 남의 이목을 끌지 않는 인물임을 설명하며 극단주의자가 특별하거나 멀리 있는 사람들이 아님을 암시했다.

기사에는 호베이터가 일하는 식당 이름까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주요 메뉴가 언급되면서 추적 단서가 됐다. 보도 이후 식당에는 호베이터를 쫓아내라는 전화가 쇄도했다고 한다. ‘571 그릴과 드래프트 하우스’ 운영자는 호베이터 가족을 해고한 지 이틀 뒤인 지난 29일 성명을 내고 NYT 보도 전까지 호베이터의 백인 민족주의 성향을 알지 못했다며 식당은 혐오주의와 무관함을 해명하기도 했다. 운영자는 해고 전 호베이터의 처남에게 호베이터와 같은 신념을 가졌는지 물었다고 한다.

호베이터에 대한 보도 이후 미국에서는 큰 논란이 일었다. 우려와 비난에 대해 NYT 국내 담당 편집장 마크 레이시는 “미국인의 생활 영역에서 가장 극단적인 부분을 밝혀 드러내는 것은 중요하다”며 보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열린 백인 우월주의 집회 이후 인종차별주의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당시 한 백인 우월주의자는 반대 시위를 벌이던 여성에게 차를 몰고 돌진해 숨지게 했다. 호베이터는 샬러츠빌 집회에 참가했던 단체 ‘전통주의 노동당’의 창립 회원이다. 이 단체는 ‘수십년간 포기했던 백인 미국인의 이익을 위해 투쟁하는 것’을 목적으로 내걸고 있다.

NYT 보도 이후 극우주의자를 중심으로 호베이터의 지지층이 형성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호베이터가 해고된 후 지지자들은 극우파의 크라우드펀딩 웹사이트(Goyfundme.com)에서 기부금 모금에 나섰다. 펀딩에 나선 매트 패럿은 “토니는 그의 정치적 신념 때문에 직업을 잃었다”며 호베이터 가족을 정치적 피해자로 부각했다. 모금된 금액은 8000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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