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해제해 공공택지 확보… 넘어야 할 산 많다 기사의 사진
이미 발표한 수도권 지구 중
일부서 보상비 너무 적다며
사업 백지화 요구 목소리 커

새로 지정될 가능성 높은 곳
내곡·방이·상일동 유력 거론
벌써부터 투자 문의 쏟아져


문재인정부가 최근 발표한 ‘주거복지 로드맵’은 무주택·서민을 위한 맞춤형 공급대책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 로드맵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공공택지 확보가 급선무다. 하지만 그린벨트 해제 지역 주민들의 반발과 신규 택지 보상 문제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이미 신규 택지로 선정된 9곳 가운데 일부 지역은 지구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인근 집값 상승과 난개발, ‘로또 아파트’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내 신규 공공택지 개발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서초구 내곡동과 송파구 방이동, 강동구 상일동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40여곳의 신규 공공택지 지역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일단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9곳만 공개했다. 서울을 포함한 30여곳의 대상지는 아직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현재 서울의 그린벨트는 19개 구에 걸쳐 149.62㎢ 규모로 지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 서초구 내곡동을 해제 1순위로 꼽는다. 이명박정부가 그린벨트를 풀어 조성한 보금자리주택지구여서 잔여 그린벨트를 추가로 풀 수 있다. 교통 여건이 좋은 올림픽 선수촌 인근 그린벨트(방이동)와 중앙보훈병원 인근 그린벨트(둔촌동) 등도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집값 상승을 이끈 강남4구를 중심으로 공공택지 지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최근 발표된 수도권 택지지구 중 가장 면적(129만2000㎡)이 넓은 남양주 진접2지구를 중심으로 주민 반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일부 주민들은 지난달 개발반대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강제 수용에 따른 낮은 보상비에 반발하며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7만2000가구 공급이 예정돼 있는 구리 갈매역세권 주민들도 수용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로또 아파트’ 재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2009년 이명박정부는 내곡지구 등에서 그린벨트를 해제하며 주변 시세보다 최대 80% 저렴하게 주택을 제공했다가 주민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강남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형 임대주택의 경우 향후 주변 시세 수준으로 수억원의 웃돈이 붙을 경우 로또 아파트가 재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규 택지로 지정됐거나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이미 투자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신규 택지로 지정된 성남 금토지구의 C공인중개업소 대표는 “5년 만에 땅값이 22% 가까이 올랐는데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투자 세력이 몰리기 전에 정부가 지체 없이 30여곳의 신규 택지 공급지를 발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해제가 예상되는 그린벨트 지역에 투기가 몰리면 땅값이 오르고, 정부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한다는 정책 자체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다”며 “대상 지역 지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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