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끝자락서 가장 힘들 때 기다린 건 예수님이셨다”

탈교회 현상 속 교회로 유턴한 청년들 이야기

“인생 끝자락서 가장 힘들 때 기다린 건 예수님이셨다” 기사의 사진
청년 시절인 1990년대 중반 교회를 떠났다가 꼭 1년 전 교회로 발걸음을 돌린 윤희경씨가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워준 성경을 들어 보이고 있다. 윤씨 요청으로 뒷모습을 담았다. 강민석 선임기자
유턴은 도로에만 있는 게 아니다. 간혹 인생길 한가운데서도 유턴을 선택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방랑과 방황의 삶을 끝내고 다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회복하는 기독 청년들은 살아있는 간증이 되곤 한다. 국민일보 창간 29주년을 맞아 ‘다시 복음을 선택한 기독 청년’들을 최근 만났다.

“청소년 시절 많은 방황을 했어요. 특히 힘들었던 건 남의 시선이었죠. 교인들이 바라는 ‘목사의 아들’로 살아가는 게 힘들었습니다.” 박성웅(가명·35)씨는 목사 아들이다. 그에게 교회는 신앙생활의 장을 넘어 정체성과 가치관까지 결정짓는 곳이었다. 숨이 막혔다. 박씨는 ‘교회를 떠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집과 먼 거리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교회에 발길을 끊었다. 그런 일상이 반복되자 익숙해졌다.

그를 다시 교회로 이끈 건 뭘까.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었어요.” 박씨는 결단을 내렸다. 대학 졸업 후엔 신학교에 진학해 목사 안수까지 받았다. 현재는 미국에서 유학 중이다.

윤희경(40·여)씨 역시 청년시절 교회를 떠났다. 교회로 유턴한 지 꼭 1년째다. “돌이켜보면 조급하게 살아온 삶이었어요. 항상 아등바등했죠. 그런데 채워지는 게 없었습니다. 공허했고요. 그때 주님 앞에 다시 나가게 됐습니다. 가장 힘들 때 예수님이 제게 와주셨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부터 교회에 다녔던 윤씨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교회와 멀어졌다. 특별한 이유 없이 20년 동안 떠나있었다. 그 기간 윤씨는 세상적으로 성공 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그럴수록 마음이 비어갔다. 결국 슬럼프에 빠지고 회사까지 그만뒀다.

인생의 끝자락까지 내몰린 그를 기다린 건 예수님이었다. “교회에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들기 시작했어요. 뜨거운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1년 전 그는 예배당을 찾았다. 지금 그녀의 간절한 소망은 부모님께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최나래(34·여)씨는 그가 돌이 되기 며칠 전 아버지를 여의고 말았다. 상실감이 컸던 어머니의 버팀목이 되어준 것은 신앙이었다. 최씨는 그런 어머니를 따라 자연스럽게 교회에 나가게 됐다.

교회를 멀리한 건 직장생활로 고향 부산을 떠나 상경하면서부터다. 주일에 쉬겠다며 교회를 빠지기 시작했다. “저의 신앙이라 생각했던 것이 알고 보니 어머니의 신앙이었던 거죠. 인격적으로 ‘나의’ 하나님을 만나지 못했던 겁니다. 그러니 고비와 유혹이 닥쳤을 때 쉽게 무너지고 만 거죠.”

그러던 중 예상치 못한 시련이 닥쳤다. 사랑니를 뽑다 의료사고를 당한 것. 이를 뽑는 과정에서 생긴 고름이 폐 등 장기로 흘러들어갔다. 상황은 심각했다. “의료진은 죽을 수 있다고 했어요.” 아이로니컬하게도 그 과정이 신앙을 다시 찾는 여정이 됐다. 산소 호흡기를 끼고 누워서 기독교방송을 들었다. “설교와 찬양을 듣다 문득 ‘나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는 깨달음이 들었어요.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모든 치료를 하나님께 맡겼죠.”

3차에 걸친 대수술 끝에 기적적으로 회복됐다. “저의 경우 특별한 계기가 있었지만 중요한 건 ‘나의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 만남 뒤에 믿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고요. 그렇지 않다면 언제든 하나님을 다시 떠날 수 있습니다.”

글=장창일 이사야 기자 jangci@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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