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정진영]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기사의 사진
김새별은 유품관리사다. 죽은 이가 남긴 것을 정리하는 낯선 일이 직업이다. 그가 찾는 곳은 음습한 분위기에 악취가 풍기는 현장이다. 숨진 지 한참 지나 타인에 의해 발견된 죽음은 대개 지울 흔적조차 없을 만큼 쓸쓸하다고 한다. 그는 2015년 펴낸 책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에서 고독사의 뒷모습을 통해 삶의 의미를 확인한다고 썼다.

고독사는 단순히 혼자 맞는 죽음인 고립사와는 다르다. 고독한 죽음 앞에는 외로운 삶이 있다. 사회적 관계가 거의 없는 생이 죽음으로 이어지면 고독사가 되는 것이다. 고독사 자료로 활용되는 무연고 사망 실태는 2011년 682명에서 2015년 1245명으로 4년 만에 배 정도 늘었다. 지난 5년간 무연고 사망 5138명 중 40∼50대는 2098명으로 40.4%를 차지, 65세 이상 1512명을 크게 웃돌았다. 이들 계층의 남성만도 전체의 35.9%였다. 30대 이하 청년층의 경우 규모는 작지만 최근 3년간 90% 이상 폭증했다. ‘고독사=독거노인’은 옛 이야기다.

고독사의 중심에 중·장년층 남성이 있고 청년층마저 점유 비중이 급증하는 현실은 예사롭지 않다. 사회의 중추세대가 외로운 죽음에 내몰리는 공동체는 미래에의 희망이 옅을 수밖에 없다. 정부와 정치권의 소극적인 처사는 암울한 세태를 외면하고 있다. 정치권은 4일 내년도 예산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고독사 관련 예산은 찾기 어렵다. 정부는 지난 10월 말에야 고독사 예방 태스크포스를 만들었고 고독사 관련 법안 발의에 대한 부처 의견을 묻기 시작했다.

고독사는 우리 중 일부에게만 위협적인 것이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6년 ‘더 나은 삶의 지수(Better Life Index)’ 평가에서 구성원들이 서로를 지지하는 공동체 부문의 경우 대한민국을 끝에서 두 번째 국가로 매겼다. 심리적 연대가 없는 사회의 구성원은 삶은 물론 죽음마저 늘 위태위태하다. 고독사가 가장 많이 발견되는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글=정진영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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