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검증] 법인세 올린 韓, 선진국과 역전?… 실효세율 비교하면 ‘No’ 기사의 사진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22%→25%)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정부와 정치권, 재계에서 벌어지는 갑론을박의 큰 갈래는 두 가지다. ‘법인세 인상은 세계 흐름에 역행하며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된다’와 ‘기업이 실제로 내는 법인세가 주요국보다 여전히 낮아 재계의 우려는 엄살이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실제로는 어떨까.

우선 한국의 법인세 인상이 세계 흐름에 반한다는 재계의 항변은 사실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법인세율은 2000년대 들어 계속 낮아지고 있다. 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00년 30.2%였던 OECD 평균 법인세율은 지난해 22.5%까지 낮아졌다. 같은 기간 한국은 28.0%에서 22.0%로 하락했다.

다른 나라의 움직임도 비슷한 방향이다. 미국의 경우 35%에 이르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0%까지 감축하는 세제개혁안이 상원을 통과했다. 일본은 각종 세제 혜택을 줘 현재 30%에 육박하는 법인세 실효세율을 20%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영국은 올해 19%로 낮춘 법인세율(단일세)을 2020년 17%까지 인하한다. 인천대 홍기용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소득세와 달리 법인세는 인상에 따른 (소득)재분배 효과가 매우 낮다”며 “세계적 추세와 반대로 법인세를 인상하면 해외 기업들에게도 나쁜 신호(시그널)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기업이 실제로 내는 법인세가 다른 나라보다 적다는 지적도 맞는 얘기다. 법인세 증세 효과는 단순하게 명목세율 증감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각종 세액공제나 세제 혜택을 감안한 실효세율(과세표준 대비 실제 납부세액)을 따져봐야 한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2013년 법인세 실효세율은 16.0%였다. 미국(23.3%)과 영국(21.1%) 등 주요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법인세를 올릴 여지가 충분하다는 반박이 나오는 이유다.

세금 외에 기업이 내야 하는 각종 부담금 등 준조세까지 합친 총조세부담률에서도 한국 기업의 세 부담은 그리 높지 않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국 기업의 총조세부담률은 33.2%다. 프랑스(62.7%) 미국(43.9%)은 물론 OECD 평균(41.3%)을 밑돈다.

두 주장을 종합하면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에 따른 기업의 세 부담 증가는 명백하다. 다만 늘어난 세 부담 때문에 기업이 한국을 떠나는 극단적인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서울시립대 김우철 세무학과 교수는 “실효세율이 낮은 편이었던 일부 대기업에 대한 제한적 증세이기 때문에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소수 대기업에 부가 집중되는 현 상황에 정부가 던지는 상징적 메시지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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