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세 내년에도 지속… 2.9% 성장 전망” 기사의 사진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과 관련 “국익에 최우선을 두고 산업과 거시경제 전반에 균형을 이루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뉴시스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KDI ‘2017 하반기 경제전망’

상반기 전망보다 0.4%P↑
올 성장률도 3.1%로 높여

반도체 수출에 너무 의존
그만큼 위험도 크다고 우려
확장적 통화정책 유지 제시
금리인상 한은과 판단 달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2.9%로 올려 잡았다. 올해보다 성장 폭은 조금 낮아져도 성장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다만 ‘반도체 의존현상’을 우려했다. 반도체 수출에 지나치게 기대고 있어 국내외 여건에 따라 경기회복세가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경기회복세를 견고하지 않다고도 봤다.

세계경기 회복세를 등에 업다

KDI는 6일 ‘2017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내년 경제성장률을 상반기에 제시했던 2.5%보다 0.4% 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3.1%로 기존보다 0.5%포인트 높여 잡았다.

KDI 김현욱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상반기 발표 시점에서 반도체 산업이 이렇게 확대될 것으로 미처 예측하지 못한 측면이 있고,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등 정책효과를 추가적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KDI가 내년에도 한국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는 근거는 세계경제의 회복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올해(3.6%)와 비슷한 3.7%로 관측했다. 세계경제의 성장세는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산업이 주도하고 있다. ICT 산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는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이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 성장은 반도체 수출 증가, 한국경제 성장으로 연결된다.

하지만 투자 부문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제성장률을 갉아먹을 것으로 봤다. KDI는 올해 8.5% 증가한 고정투자가 내년엔 1.7%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반도체 산업을 제외한 나머지 제조업의 평균가동률이 낮은 상황이고,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감축 등으로 건설투자 역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의존 ‘불안한 성장’

KDI는 현재 경기회복세가 반도체 수출에 너무 기대고 있다고 판단한다. 의존도가 높을수록 그에 따른 위험도 커진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0%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석유제품의 수출은 25.8%, 철강제품은 19.5% 늘어났다. 석유·철강제품도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 수출의 증가폭은 압도적이다. 반도체 가격 하락 등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나친 반도체 산업 의존 때문에 경기회복세가 고용지표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제조업은 서비스업이나 건설업과 비교해 취업유발계수가 낮다. 정대희 연구위원은 “제조업 고용이 소폭 개선됐지만 서비스업 고용이 위축되면서 취업자 증가폭은 정체돼 있고, 실업률도 3% 후반대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KDI는 ‘반도체 편중’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봤다. 장기적 관점에서 산업을 구조조정하고 경제시스템 구조개혁 정책을 상시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KDI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도 추진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생산성이 높은 부문으로 인력이 원활하게 이동하게 하면서,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실업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긴축 통화정책 이르다”

KDI는 긴축 통화정책을 펴기엔 시기상조라고 못 박았다. 경기회복세가 여전히 견고하지 못하다는 걸 이유로 들었다. 반도체 호황이 다른 산업 부문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는데다, 미국과 통상 분쟁이 심화될 위험성을 안고 있기 때문에 통화정책 기조를 바꾸는데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근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1% 중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금리인상 압력이 높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부장은 “거시경제 측면에서 여러 지표를 가지고 판단했을 때 기준금리를 올리는 건 이른 판단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되레 확장적 통화정책을 당분간 유지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DI의 이런 진단은 한국은행과 결이 다르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1.50%로 올리면서 긴축 통화정책에 시동을 걸었다. 한은은 예상보다 강한 경기회복 흐름, 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감안했다. 다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축소이지 긴축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실물경제를 뒷받침하는 완화적 수준이라고도 했다.

한편 KDI는 다소 완만해졌지만 경기 개선 추세가 지난 10월에도 이어졌다고 밝혔다. 전산업생산지수는 2.2% 줄었지만 추석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를 감안하면 9월과 비슷한 수준의 증가폭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