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잇단 돌직구에 금융권 속앓이 기사의 사진
“셀프연임” “보신주의” 등
업계 고질적 문제 꼬집어

“민간기업 자율성 해친다”
일각선 ‘新관치’ 비판도

최종구(사진) 금융위원장의 연이은 ‘작심발언’에 금융권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셀프연임’ ‘보신주의’ 같은 금융권의 오랜 문제를 직설적으로 꼬집으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새로운 형식의 관치라는 비판도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이르면 이달 말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꾸려 김정태 회장의 후임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한다. 김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끝난다. 하나금융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다양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최근 최 위원장의 셀프연임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최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장기소액연체자 지원대책 발표 후 기자와의 문답에서 “유력하다고 여겨지는 경쟁자를 다 인사 조치해 ‘대안이 없다’는 식으로 만들어 계속 (연임)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중대한 책무 유기”라고 답했다. 최 위원장이 대상을 지명하진 않았다. 하지만 3연임에 도전하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나 최근 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 회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최 위원장은 같은 날 대기업 후원을 받는 금융협회장에 대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발언이 있은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연임 포기를 선언했다. 황 회장은 삼성그룹 출신이다. 그는 자신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외교상 기피인물)’로 표현하며 정부와의 불편한 관계를 숨기지 않았다. 최 위원장은 지난 4일 열린 청년창업 콘서트에서 “(금융권이) 편안하고 안이한 인생을 살아 모험정신이 부족하다”며 금융권의 보신주의도 꼬집었다.

금융당국 수장의 잇단 쓴소리에 금융권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민간 회사의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최 위원장의 발언이) 문재인정부 들어 처음 진행되는 임원 인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고 말했다.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개 시중은행 임원 97명 가운데 60명의 임기가 이달 끝난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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