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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설교] 깨어 있으라 기사의 사진
마가복음 13장 33∼37절

본문에서 주님은 우리에게 깨어 있으라고 가르칩니다. 마가복음은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지고 교회 공동체가 절망으로 치닫던 서기 70년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예수를 믿는 사람뿐 아니라 예수를 믿지 않던 유대인도 무너진 성전을 보면서 하나님이 자신을 떠난 것으로 생각하고 절망에 빠지게 됩니다. 그들에게 이런 상황이야말로 종말이었던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와 교회가 직면한 상황을 돌아보면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진 것과 같은 심판과 종말의 징조가 보입니다. 부와 권력이라는 맘몬을 우선가치로 삼는 이 시대에 하나님은 계신 것 같지 않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대는 하나님이 그토록 명령하고 가르치셨던 공의와 정의, 이웃의 아픔을 공감하고 나누는 삶이 무의미한 것처럼 보이는 시대입니다.

이렇게 삶이 막막할 때 사람들은 본성적으로 종교를 찾게 됩니다. 최소한 종교만큼은 세상과 다른 곳이니 위로 받을 만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찾아간 교회나 성당, 절에서 실망하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상식을 넘어 불법을 자행하고, 부와 권력의 대물림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교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저런 곳에 하나님이 계시기는 한 것인지 자괴감이 듭니다.

예수님은 이런 우리의 모습을 어떻게 판단하실까요? 본문 앞 28절을 보면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배우라”는 주님의 가르침이 나옵니다. 마가복음 11장에서 예수님은 잎이 무성한 무화과나무를 보고, 영원토록 열매 맺지 못하도록 저주하십니다. 도대체 왜 주님은 무화과나무를 저주했을까요? 원래 무화과는 여름에 열매를 맺는 나무인데, 예수님이 나무를 보신 때는 3월 말∼4월 초쯤입니다. 아직 열매 맺을 시기가 아닌데도 이 나무는 이미 잎이 무성했습니다. 겉보기에는 열매를 맺고도 남을 만큼 그럴싸한데 열매는 없습니다.

예수님은 이 비유를 통해 당시 종교행위는 화려하지만 껍데기만 남은 종교인을 향해 저주하고 계신 것입니다. ‘겉만 화려한 것을 쫓는 종교인, 돈과 권력을 뒤따라다니는 종교꾼이 되지 말고, 정신 차리고 깨어 있으라’는 말씀입니다. 설교시간에 졸지 말고 깨어 있으라는 말이 아니라 어지러운 세상, 성전이 무너지고 하나님이 떠난 것 같은 상황 속에서도 깨어 있으라는 말씀입니다.

성경과 교회의 역사는 우리에게 깨어있던 신앙 선조들의 삶을 가르칩니다. 그들은 세상 흘러가는 대로, 눈에 보이는 임시적인 세계가 아닌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찾아 길을 떠나는 삶을 살았습니다.

살다보면 때론 성전이 무너지는 것처럼, 하나님이 우리를 떠난 것처럼 절망이 우리를 덮칠 수 있습니다. 빛이라곤 하나도 보이지 않는 인생의 어둠이 우리 영혼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골고다 십자가 사건, 그리고 부활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하나님이 떠난 것처럼 절망스럽고 의심 가득했던 그곳 한가운데서 하나님은 당신의 아들을 일으켜 세우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깨어 있으라’는 주님의 말씀을 들으십시오. 주님의 세미한 음성이 저와 여러분을 일으켜 세우고, 빛으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아멘.

최주훈 목사(중앙루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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